◎국민시름 씻어준 골… 골… 골/가정마다 얘기꽃… 술집선 축배4일 밤 잠실벌에서 열린 한국―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이 대일본전에 이어 통쾌한 승리로 끝나자 국민들은 『파리행이 눈앞에 왔다』며 환호했다.
전반 선제골로 기선을 잡은 한국팀이 후반 2골을 추가, 승리를 확정짓자 7만 관중과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특히 일본이 카자흐스탄과의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11월1일 한일전에서도 우리가 이길 것이 분명하다며 반겼다. 이날 신촌 종로 대학로 등의 음식점 주점 등에서는 젊은이들이 축배를 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각 가정도 밤늦게까지 TV 재방송을 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역 터미널 등에서 경기를 지켜본 여행객들도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한일전 당시 손님들에게 공짜 맥주를 돌렸던 신촌 형제갈비는 이날도 후반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손님 2백여명에게 맥주 1천3백여병을, 카스캐빈은 1천여명에게 2천여병을 제공했다.
회사원 유상호(25)씨는 『우리 팀의 시원시원한 경기 운영과 통쾌한 골이 너무 멋졌다』며 『이대로 귀가하기에는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붉은 티셔츠를 맞춰입고 태극기와 막대풍선 등을 흔들며 우리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붉은 악마들과 고교·대학·회사 등의 단체관중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운동장 주변을 떠날 줄 모르고 흥에 겨워 사물놀이 등의 장단에 맞춰 응원가를 목이 터져라 불렀다. 한일전 당시 도쿄(동경) 현지에서 응원을 펼쳤던 축구동호회 붉은 악마들의 신인철(28) 회장은 『이번 경기는 2차 한일전을 앞둔 연습경기나 다름없었다』며 『우리 선수들이 11월1일 잠실에서 일본팀을 다시 한번 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국팀의 승리는 국민적 열기에서 일찌감치 감지됐다. 극성팬들은 3일 밤 10시께부터 텐트와 돗자리 등을 갖고 잠실주경기장 앞에서 밤을 새웠고 4일 상오 10시께는 이미 장사진을 이뤘다. 지방에서도 수많은 관중이 심야버스와 항공편을 이용해 상경, 잠실벌로 몰려들었다. 이들 가운데는 해외교민들도 상당수였다. 캐나다교민 김용환(53)씨는 『우리나라를 응원하기위해 지난달 29일 귀국했다』며 『모두가 하나되는 모습에 감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주최측은 사전통고 없이 상오 9시30분께 「입장권 매진」 안내판을 내걸어 표를 사기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던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또 암표상도 극성을 부려 비난을 받았다.<정진황·이동훈 기자>정진황·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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