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 화의 정면비판 ‘눈길’

◎신용불안 야기·채권자 피해 우려 등/대법 강영호씨 조목조목 논거 제시최근 기아와 진로그룹이 법원에 화의신청을 한 가운데 부장판사가 이 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써 주목을 끌고 있다. 「화의」란 채무기업이 채권단의 양보를 얻어 파산을 면하고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회생기간을 갖도록 하는 제도로 채권자와 채무자간에 체결하는 일종의 합의.

대법원 재판연구관인 강영호 부장판사는 최근 발간된 「법률신문」에 기고한 「화의제도, 도산된 기업의 구세주인가」라는 글을 통해 『화의는 채무자의 농락에 의해 많은 채권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만큼 도산한 회사를 재건하는 만능의 제도가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강부장판사는 ▲화의개시 공시에 의한 신용불안이 초래되고 ▲회생기간에 채무자의 재산은닉이 가능하며 ▲법정관리와 달리 화의조건 이행을 위한 강제력이 없다는 점 등을 이같은 비판의 논거로 제시했다.

강부장판사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직시, 과연 어떤 것이 진정으로 회사와 국가경제를 살리는 것인가를 심각히 모색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