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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나겠네”/이진동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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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나겠네”/이진동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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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검사들이 본격적인 청소년 유해환경과의 전쟁을 앞두고 최근 직접 「현장학습」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서울지검 서부지청 이동근 지청장과 담당검사 4명이 날이 어둡기를 기다려 청사를 나선 것은 지난 1일 저녁. 처음 도착한 신촌의 속칭 「삐끼골목」은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손님들을 호객하는 「삐끼」들로 아예 「터널」을 이뤄 빠져 나가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갓 고교생이나 됐을 이들 청소년들은 『물좋은 곳』 『죽여주는 곳』이라며 거침없이 이지청장 등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못 이긴체 따라들어가 내부행태도 들여다보려 했으나 이지청장의 얼굴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던 「삐끼」가 『나이가 너무 많은데…』라며 슬그머니 퇴짜를 놓았다.

10대들은 「삐끼」들만이 아니었다. 이곳 밤거리에서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오히려 「이방인」이었다. 골목 곳곳에서 술취한 10대 남녀들이 떼지어 몰려 다니거나 다투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G백화점 옆 어린이놀이터에서는 10대들의 술판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인근 홍익대주변 유흥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검사가 『무허가영업으로 허가가 취소된 업소』를 지목하자 이지청장은 착잡한 표정으로 탄식을 내뱉었다. 이날 「야행」중 경찰이나 구청단속원은 한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지청장 등이 이날 밤 내내 「삐끼」의 호객과 10대들의 불량한 시선, 업주들의 의심스런 눈초리 등으로 곤욕을 치른뒤 내린 결론은 단호했다. 『정말 이대로 두었다가는 우리 아이들이 큰일나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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