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부인회 회보 「외교등」 편집장인 김차희(48·홍정표 외무부 제2차관보 부인)씨는 외국생활에 익숙해진 자녀들이 국내에서 가장 당혹해 할때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도 문을 잡아주기는 커녕 꽝 닫고 사라지는 앞사람을 볼때』라고 들려주면서 『매사에 자기 자신만 존재할 뿐, 상대방이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은 태도가 우리 사회를 살기 불편한 곳으로 만든다』고 지적한다.외교안보교육원 명예교수로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 외교관이 지녀야 할 신사·숙녀도를 교육해온 원로외교관 김창훈(69) 전 대사는 『국제예절의 기본개념은 ▲남에게 호감을 줄 것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 것 ▲남을 존중할 것』이라고 일러주고 매사에 이같은 태도로 행동할 줄 알아야 선진국 시민이자 신사·숙녀라고 지적한다. 「국제예절과 생활에티켓」이라는 책을 냈던 김 전대사는 요즘 「선진국으로 가는 국제예절 100가지」라는 책을 집필 중이다. 김 전대사와 김씨의 지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예절을 꼽아보았다. 국제시민으로서 자신의 점수를 매겨보자.<서화숙 기자>서화숙>
▷Etiquette◁
1. 문을 여닫고 들어가려는데 문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열고 상대방을 기다려주는가
2.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을때 멀리서 다가오는 사람이 있으면 열림단추를 열고 기다려주는가
3. 상대방과 부딪치거나 발을 밟았을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가
4.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같은 공공시설에서 사람이 완전히 내린후 타는가
5. 지하철에 먹을 것을 갖고 타지 않는가
6. 길에서 담뱃재를 털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침을 뱉지 않는가
7.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왼쪽으로 서서 바쁜 사람이 걸어갈 길을 터주는가
8. 전화를 걸었을때는 본인을 분명히 밝히고 전화가 걸려왔을때는 중요한 내용을 적어서 담당자에게 알려주는가
9. 식당이나 기타 공공시설에서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가
10. 식당 극장 지하철같은 공공시설에서 어린이가 소란을 피우면 반드시 제재를 하는가. 어린이가 만지거나 더럽힌 공공시설의 유리창과 바닥 등은 깨끗하게 원상복구한 후 자리를 뜨는가
11. 공공시설을 이용할때는 예약을 하는가. 예약을 지키지 못할때는 반드시 취소전화를 하는가
12. 운전을 할때 푸른신호등과 중앙선, 횡단보도,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지키는가
13. 교차로에서 상대방에게 우선 양보하는가
14. 운전할때 구급차나 소방차 같은 긴급차량이 나타나면 길을 비켜주는가
15. 대화할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자르지 않는가
16.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도 2∼3분내로 내 이야기를 줄여서 말하는가
17. 대화때는 상대방이 싫어하는 종교나 정치적 질문, 나이나 몸치수 같은 것을 화제로 올리지 않는가
18. 공중목욕탕에서도 꼭 필요한 만큼만 물을 쓰는가
19. 공중목욕탕이나 공공시설에서 쓸데없이 켜진 수도가 있으면 꼭 끄는가
20. 화장실 용무를 본 다음에는 반드시 물을 내리는가
▷이것만은 배웁시다◁
◆조윤(33·삼성전자)
재미교포 1.5세대로 4년전 한국에 왔다. 버스를 탔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내릴 정류장에 버스가 서길래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버스가 냅다 다시 달리는 것이었다. 놀라서 내려달라고 했지만 미리 나와있지않았다고 호통만 들었다.
미국에서는 정류장에 차가 서지도 않았는데 승객이 일어서면 운전사가 차가 완전히 설 때까지 앉아있으라고 말한다. 급정거를 할때 서있으면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버스가 완전히 서고 승객이 불편없이 타고 내릴때까지 기다려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문상훈(30·일본어학원강사)
5년간의 일본유학을 마치고 지난 달 한국에 왔다. 집을 나서면 길을 못찾아 헤맬때가 많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려고 하면 하나같이 얼굴을 돌리고 걸음을 재촉해버리거나 대답을 하더라도 손가락으로 애매한 방향을 가리킨다.
말과 지리가 서툴던 일본 유학시절 교토에서 간단한 메모만으로 길을 찾았다. 길 가의 전기수리공에게 길을 물었더니 일을 중단하고 약 20분간 약도를 그려가며 상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작업중이라 함께 동행해줄수가 없다」고 미안해하는 그를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박미영(36·이스라엘교육문화원장)
이스라엘에서 공부할때도 그렇고 유럽을 여행할때도 느낀 것이다. 대개 편의점에서 계산을 할때 산 물건이 많은 사람은 1∼2개를 산 사람에게 순서를 양보해준다.
또 복사기 앞에서도 아무리 자기 차례더라도 복사량이 많아 오랫동안 혼자서 쓰고 있으면 계속 뒷사람에게 물어 한두장은 먼저 복사하게 해준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대형편의점에도 물건이 적은 손님을 위한 계산대가 생겨나고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것을 많이 보았다.
◎늘어나는 예절교실/옷입는법·식사매너 등 관광공사·호텔주관 교육프로그램 잇달아
좀더 부드럽고 세련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예절교실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5월 문을 연 「문화매너교실」과 신라호텔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두남클럽」 「샤로제클럽」, 기업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 삼성중앙개발 「중앙서비스아카데미」 등이 있다.
이곳에서는 인사법, 바른 자세, 전화예절 등 기본적인 생활예절에서부터 식사예절, 여행지에서의 예절 등 상황에 따른 매너를 실습을 통해 알려준다. 이용자들은 서비스직 종사자부터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는 바이어, 공무원, 주부, 대학생 등 다양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문화교실」(02―545―5043)은 여행하며 외국인을 만날때 갖추어야 할 예절, 호텔매너, 여행매너 등을 주로 알려준다. 국제시민으로서의 예절을 습득, 국가이미지를 높이자는데 뜻을 둔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 여행정보얻는 법, 여행지에서의 건강상식 등도 가르쳐준다. 한달동안 하루 4시간씩 6회에 걸쳐 실시하며 주부와 장년남성들이 주로 참석한다. 교육비는 무료.
신라호텔 교육원이 실시하는 매너교실(02―230―3431)은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세분화된 예절을 가르쳐 주는 것이 특징이다. 「주말이 두려운 남자들의 모임」을 줄인 「주두남클럽」, 여성들을 위한 「샤로제클럽」이 있다. 센스있게 옷입는 법 화장법 대화법 등 개인연출법까지 가르쳐준다. 한달동안 4회의 교육을 실시하며 교육비는 10만원안팎.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02―3660―5175)와 삼성중앙개발의 「중앙서비스아카데미」(0335―30―8240)에서는 단체로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다. 상사 부하간에 지켜야 할 예절이나 업무상에 필요한 매너를 가르치는 기본과정과 판매원 안내원 등 업무별 매너를 가르치는 심화과정으로 나뉘어진다. 교육기간은 3일∼1주일정도며 교육비는 3일기준 20명내외 클래스당 300만원정도. 최근에는 기업체뿐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 정당의 사무처직원, 군인까지 교육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강사 이선영(여·35)씨는 『많은 사람들이 걷기 전화받는 법 등 아주 기본적인 예절도 모르고 있다. 매너교실을 통해 배운 사소한 예절이 대인관계를 향상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한다.
지역사회교육협의회 소속 자원봉사자모임 「한솔회」(02―424―8377)가 초등학교 6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예절교육강좌도 있다. 학교의 위탁을 받아 7∼8회에 걸쳐 절하는 법, 존칭사용법, 다례 등을 가르치며 수강료는 없다.<김동선 기자>김동선>
◎‘도로의 무법자’ 신고하세요/택시합승·불친절 승용차 법규위반 등 신고로 대응해야 교통문화 확립
『택시가 합승을 해도 좋겠냐길래 그러라고 했더니 열댓번을 더 섰다. 요금은 올라가지 시간 오래 걸리지 정말 부아가 치밀었다』―이지숙(30·교사)
『할머니 한분이 버스에 힘겹게 올라탔는데 운전사가 빨리 안탄다고 짜증을 내더니 타자마자 거칠게 차를 몰아서 할머니가 쓰러질 뻔 했다. 정말 화가 났다』―김문수(35·회사원)
지하철역까지만 운행한다며 손님을 골라태우거나 합승손님과 맞춘다며 길을 돌아가는 택시는 보통이고 푸른 신호등이 켜져도 막무가내로 달려나오는 자가용차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마구 끼어들기, 주정차 위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과속 등 당연히 지켜야 할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차량은 거리에 널려있다.
이같은 양심불량 운전자를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속으로 욕하고 마는 것이 전부. 교통문제를 연구하는 녹색교통 민만길실장은 『시민들이 교통불만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때 서로를 배려하는 올바른 교통문화도 생겨나는 것』이라며 『민원신고를 위해 펜과 전화 들기를 주저하지말라』고 권한다.
교통불만을 신고하는 곳으로는 교통민원신고센터가 대표적이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등 6개 도시에 개설돼있으며 24시간 접수한다. 신고방법은 운수사업용 차량에 비치되어있는 민원카드를 작성해 우편으로 부치거나 전화 (국번없이)120번을 누르면 된다. 안내에 따라 추가번호를 누르면 바로 교통민원신고센터 직원과 연결된다.
신고할때는 부당행위를 한 차량의 번호와 부당행위가 일어난 시간과 장소, 택시일때는 운전기사의 이름을 기록해야한다. 또 신고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야 민원처리 대상으로 접수된다. 만일의 무고를 막기 위한 것으로 신고자의 신원은 비밀을 보장해준다.
일단 민원이 접수되면 차적조회를 거쳐 관할 구청 교통민원처리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운전자 또는 운수회사 직원을 소환, 부당행위여부를 확인하고 적법한 징계를 내린다. 처리결과는 신고자에게 신고한지 한달이내에 통보된다. 자가용 차량의 난폭운전을 목격하고 전화로 신고해도 신고인의 신원과 신고대상에 대한 지적이 정확하면 반드시 처리하여 회신을 해준다.
지난해 승차거부, 정차불이행, 불친절, 연발착, 합승 등 5대 부당행위를 비롯 서울시 교통민원신고센터에 접수된 교통불만민원은 모두 1만7,186건. 이중 1,872건이 운행정지, 3,134건이 과징금 징수 등 실질적인 처벌을 받았다. 나머지는 경고와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관할 구청으로 직접 신고할 수도 있다. 관할구청의 국번에 0120번을 누르고 안내에 따라 관할구청 교통지도과로 연결한다. 처리과정은 120번과 똑같다. 주정차위반이나 차로위반, 난폭운전 등 도로교통법에 위반되는 사항들은 경찰청산하 교통정보센터(02―720―0117)로 바로 신고해도 된다. 서울시내의 경우 보통 15일 이내에 민원처리 결과를 알 수 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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