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아 11월∼2월/유럽은 여름이 적기사진작가 김석종(44)씨는 지난해 4월 아프리카의 케냐로 사진여행을 떠났다. 초원에 떼지어 몰려다니는 야생동물을 카메라에 담기를 기대했지만 막상 눈 앞에 나타난 것은 마른 풀뿐이었다. 4월이면 케냐는 건기로 접어들어 동물이 탄자니아로 이동한다. 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큰 낭패를 당했다.
모처럼 떠난 해외여행이지만 이렇듯 여행적기를 놓쳐 좋은 풍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호주나 뉴질랜드처럼 일년 내내 여행시즌인 곳도 있지만 우리와 기후가 딴판인 나라는 여행시즌을 잘 잡아야 한다. 물론 성수기에는 항공요금이나 숙박시설의 부담이 커지지만 여행은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여행경비를 줄이고 싶다면 성수기 전후를 잘 따져보는 것도 한 요령이다.
먼저 인도여행은 11월에서 다음해 3월이 적기다.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인도의 여름(4∼6월)과 장마철(6∼10월, 몬순에 해당함)은 여행하기에 부담스런 시기. 찌는 듯한 더위와 퍼붓듯이 쏟아지는 비가 기다리고 있다. 『상사 주재원들도 여름이면 대부분 일시 귀국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쯤 고생을 해보는 것도 추억거리로 남겠지만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라고 새나라여행사 장연수(38·기획실장)씨는 충고한다. 장씨는 94년 12월∼95년 2월 인도여행을 한 바 있다. 이집트도 12∼2월이 적기. 40도가 넘는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이집트의 여름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살인적」이다. 12∼2월은 건조한 날씨에 햇빛도 약해져 여행하기엔 한결 좋다.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등 동부아프리카 지역여행은 우기에 해당하는 11∼2월이 적기다. 적도 부근의 서아프리카 지역은 나라마다 기후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유럽은 전형적인 여름여행지. 가을로 접어들면 낮이 짧아져서 돌아다닐 시간이 짧다. 지중해 지역은 여행적기가 따로 없지만 나라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다. 그리스의 경우 지중해성기후라고 생각하고 겨울에 떠나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그리스의 겨울은 황량함 그 자체.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심하게 분다. 해변가의 호텔이나 상점도 철시를 하는 곳이 많아 지중해의 따뜻함을 기대하는 여행자들은 크게 실망하기 마련이다. 여행경비가 조금 들더라도 그리스여행은 여름이 좋다.<김미경 기자>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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