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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12번째 등극/올 유공배 명인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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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12번째 등극/올 유공배 명인전 결산

입력
199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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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승부사’ 확인/도전 5번기 이창호에 2연패후 3연승 대역전권위의 제28기 유공배 명인전 도전 5번기가 올해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도전기는 조훈현 9단이 도전자로 선발되면서 일찍이 파란을 예고했다. 사실 이창호 9단이 91년 조9단에게 명인위를 빼앗은 뒤 여러 명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번번히 역부족으로 패퇴해야 했다. 때문에 조 9단이 6년만에 리턴매치에 나서자 그의 명인 탈환여부가 큰 관심거리였다.

조 9단의 대역전극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대역전 드라마의 뒤에는 조 9단의 「허허실실」전술도 자리잡고 있다. 조 9단은 이 9단에게 각종 기전에서 연패하자 『올 농사는 다 지은 것 같다』는 말로 엉너리를 쳤다. 조 9단의 이런 심정은 안타까움을 샀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마음을 비운 무아의 경지로 다가서게 했다. 반면 이창호 9단에게는 방심의 함정을 가져다 주었다.

조 9단은 명인전 탈환으로 이 시대 최고의 승부사임을 증명했다. 제1, 2국을 연패, 「재기불능」의 판정이 내려지려는 순간 오뚝이처럼 일어서더니 질풍같은 기세로 제3, 4, 5국을 잇달아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창호 9단과의 대결에서 초반 2승을 한 뒤 3연패한 적은 무수히 많지만 반대로 먼저 2패를 했다가 3연승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틀 탈환으로 조 9단은 77년 서봉수 9단의 아성을 뚫고 명인위에 입성한 이래 지금까지 12번째 명인위를 보유하게 됐다. 또 올들어 사제간의 타이틀 획득대결은 3대 3으로 동률. 조 9단이 명인 바둑왕 배달왕을 획득하고 이 9단이 왕위 최고위 비씨카드를 따냈다. 한 평론가는 『그동안 이창호가 조훈현 이기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면 이 두판의 바둑은 거꾸로 조훈현이 이창호 다루는 법을 찾아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한편 제29기 명인전 예선이 8일 개막됐다. 초단부터 5단이하의 저단기사 78명이 출전한 1차예선에서는 차수권 4단, 안조영 3단, 이정우 조한승 이희성 2단, 한종진 이현욱 이영신 현미진 김강근 박성수 초단 등이 2차예선에 진출했다. 1차예선 통과자들과 6단부터 9단까지 고단기사들이 출전하는 2차예선은 10월7일부터 10일까지 한국기원에서 열려 본선 토너먼트 진출자 12명을 가린다. 대회 후원사인 (주)유공이 이달 1일부터 (주)SK로 상호를 바꿈에 따라 명인전도 제29기부터는 SK배 명인전으로 명칭이 바뀐다.<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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