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주마가편)」는 말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수입식품의 검사를 더 엄격히 하고 체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뉴욕타임스도 29일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수입품으로 인해 무너지는 미국의 식품안전 체계」라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미정부의 수입식품 검사체계가 미흡하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미국의 식품수입이 80년대 이후 2배이상 증가했지만 정부의 검사는 5년전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수천명이 병에 걸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공박했다.미 정부도 이같은 논의에 발맞춰 「한 기구에 식품안전을 맡긴다(One Agency For Food Safety)」라는 원칙을 세우고 현재 농무부와 식품의약국(FDA)으로 양분된 수입식품의 검사체계를 FDA로 통합시키는 방안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에서 일고 있는 이같은 「소란」을 보는 우리는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식품 수출국에 직접 가서 품질을 검사하고 식품안전이 의심스러운 국가의 식품 수입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까지 제정하는 등 수입식품의 검사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국가로 통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처럼 수입식품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데에만 익숙해진 우리 눈에는 그야말로 괜한 호들갑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정부도 이같은 문제대두를 우려해 보건복지부의 식품의약품 안전본부를 청으로 확대할 것을 검토중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수일전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H7」이 발견된뒤 보여준 태도는 한심한 수준이라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문제의 소지를 미리 막으려는 미국측의 움직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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