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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모든 것을 읽는다

입력
199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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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 전문가가 옮긴 국내 첫 전집 20권중 15·16권 ‘꿈의 해석’ 출간/‘철학의 유행’ 시대에 차분한 반추 눈길20세기 들면서 인간은 그때까지 자신에 관해 잘 모르던, 아니 알고 싶어 하지 않던 세계 하나를 새롭게 발견한다. 그것은 내면에 깊이 잠재돼 다방면으로 그 존재를 표출하는 「리비도(성욕)」였다. 이로써 인간은 에고(자아)와 슈퍼에고(초자아) 외에 리비도의 차원에서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한다. 이 인간성의 신대륙을 처음 디딘 것은 독일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였다.

이후 그의 이론은 20세기 철학과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지난 100년 동안 좌든 우든 「이론」을 내세우는 자 치고 정신분석학과 한때나마 치열한 대결을 벌이지 않은 이는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이트의 전집이 도서출판 열린 책들에서 나오고 있다. 그의 주요 저작이 단행본으로 나온 경우는 많지만 전집은 처음이다. 최근 「꿈의 해석 상·하」가 나와 15, 16권째를 기록했다. 이 전집은 정신분석학 탄생 100주년인 작년 9월 첫선을 보였다. 독일 피셔출판사판 「지그문트 프로이트 전집」과 제임스 스트라치·안나 프로이트가 편집한 영어본 「표준판 프로이트 전집」을 저본으로 삼았다. 번역도 「창조적인 작가와 몽상」은 문학평론가 정장진씨, 「종교의 기원」은 전문번역가 이윤기씨 등 부문별 전문가를 최대한 동원했다.

앞으로 4권이 더 나오면 20권으로 완간된다. 「정신분석강의 상·하」 「히스테리에 대하여」 「꿈의 해석」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 등이 눈길을 끈다.

프로이트 전집은 척박한 우리 지적 풍토에서는 놀라운 시도로 꼽힌다. 알듯 모를 듯한 프랑스 현대철학이 판을 치는 가운데 외국의 사상조류가 유행보다 더 빨리 바뀌는 실정에서 20세기초의 사상가를 차분히 반추한다는 것은 상업적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문화인류학자 말리노프스키나 중국 등 동양학자들의 실증적인 사례연구로 많은 부분 그 의미가 축소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학문의 길을 가려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서 유효하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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