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이나 집단에 동명이인이 있으면 불편한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3억 인구가 생활하고 있는 중국에는 같은 이름이 상상외로 많아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호적관리는 물론 인사관리, 우편·통신, 학적등록, 역사고증, 공안조사 등에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돼 왔다. 그런데 최근 중국 공산당이 지도하는 혁명적 통일조직인 정치협상회의(정협)는 이같은 혼란과 착각을 예방하기위한 「중국성명법」을 제정키로 결정했다. 이 법안은 내년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상정되게 된다.중국당국의 제3차 인구조사에 의하면 광저우(광주)시에만 각각 2,400여명의 량메이(양매), 천메이(진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양(심양)시에는 4,800여명의 량수전(양숙진)이 있으며 왕웨이(왕위) 리웨이(이위) 리지에(이걸)라는 동명이인이 각각 3,000여명이나 살고 있다. 베이징(북경)시에는 장잉(장영)이 4,200여명, 장리(장력)가 4,600여명이 있고 톈진(천진)시에도 이와 비슷한 수의 장잉과 장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문화대혁명기인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중반에 태어난 30∼40대 중국인 남자중에는 원거(문혁)라는 이름이 유난히 많다.
중국대륙을 일대 격동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광란의 문혁이 일반 국민에게까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나를 반증하고 있다. 중국 시대상을 반영한 문혁이름이 많다면 북한에는 「수경」이 흔하다고 한다.
임수경씨 방북후 태어나 현재 7, 8세된 어린이 가운데 유난히 많다는 것이다. 한 북한측 인사는 『북한 어린이중 수경이라는 이름은 한 마을에도 3, 4명씩되는 경우가 있다』며 『통일의 꽃 임수경의 이름을 따라 지은 영광된 이름』이라고 자랑했다.
북한 소식통들에 의하면 이름이 같은 이들끼리 지역단위로 모임도 결성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이름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중국성명법이 어떤 내용을 담을 지 궁금하다.<베이징>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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