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란 가스개발 ‘미­불 전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란 가스개발 ‘미­불 전쟁’

입력
1997.10.01 00:00
0 0

◎불 기업 참여 계약에 미 “투자금지 위반” 경고프랑스 기업의 이란 천연가스개발을 둘러싸고 미국과 프랑스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7위 석유회사인 프랑스의 「토털」이 지난달 28일 미국이 테러국으로 지목한 이란과 천연가스 개발계약을 체결하자 미국이 외국기업의 투자를 금지하는 대이란 ·리비아 제재법(일명 다마토법)을 위반했다며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미 백악관의 마이크 매커리 대변인은 29일 『우리는 엄격한 규정을 갖는 다마토법을 충실히 시행할 것』이라며 『이란은 천연가스 개발에 따른 수입금을 무자비한 테러를 저지르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도 『토털이 다마토법을 어겼는지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이날 TFI TV와의 회견에서 『미국법인 다마토법은 미국에만 적용되며 프랑스와는 관계없다』고 미국의 제재위협을 일축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미국이 제재를 강행하면 국제적인 무역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이란·리비아제재법은 미 상원의원 알폰스 다마토가 입안한 것으로 이란과 리비아의 유전 및 가스전개발에 연간 4,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기업을 제재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 시행때부터 EU와 일본 등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토털이 러시아의 가스프롬사 등과 합작, 20억달러를 투자해 개발할 걸프만의 남 파르스 유전지대 가스전은 매장량이 8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2001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경우 프랑스의 연 가스소비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200억㎥를 해마다 뽑아낼 수 있어 토털로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미국을 진퇴양난에 빠뜨릴 것으로 보인다. 다마토법을 시행, 제재를 가할 경우 프랑스 등 EU와의 무역분쟁은 불문가지다. 물러나면 『정부때문에 황금시장을 외국기업에 빼앗겼다』는 국내기업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미국은 이미 다마토법을 근거로 자국의 석유회사인 「코노코」가 추진한 이란과의 에너지 개발계약을 취소시킨 바 있다.

또한 이란에 대한 투자쇄도를 앞으로 막을 길이 없는 데다, 말많은 쿠바 제재법인 헬름스―버튼법도 위태로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어떤 「묘수」를 찾아낼 지 주목된다.<박진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