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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새의 발자국이 없고(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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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새의 발자국이 없고(화제의 책)

입력
199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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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생활에 대한 중년주부 따뜻한 시선『한여름 대청에서 식구들이 두레상에 둘러앉아 서로 눈을 흘기며 볼이 터져라고 먹는 상추쌈이 쌈 중에는 으뜸이다. 시누 올케가 서로 흘길 때는 일품이다』 주부수필가 김국자(54)씨의 수필집 「하늘에는 새의 발자국이 없고」(한국문원 발행)에는 중년 주부의 연륜에서 우러나온 맑은 나무의 수액 같은 글들이 모여 있다. 게장, 어금니, 남편의 구두, 국화, 모과나무 이 모든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 그의 글에서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그것은 바로 생활의 의미이기도 하다.

『상추쌈은 이렇게 여럿이 모여앉아 먹어야 제 맛이 나는 법인데 지금 내 곁에는 어머니도 동생들도 그리고 애들마저 멀리 떠나고 없다. 그러니 혼자 먹는 쌈인들 무슨 맛이랴』 상추쌈을 먹으면서 중년의 소회는 이렇게 이어진다.

『글을 쓴다는 것은 뼈를 깎는 일임에 틀림없다. 때로는 쑥스러움조차 느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말하자면 어떤 갈증같은 그런 욕구 때문에 던졌던 펜을 다시 들곤 했다』 오랜 교사생활을 거쳐 50을 넘긴 나이에 수필가로 등단한 김씨는 이런 글쓰기에 대한 사랑으로 어느 것 하나 예사로울 것 없는 평범한 삶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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