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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국돌파 시험대에 섰다/이회창 총재 체제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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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국돌파 시험대에 섰다/이회창 총재 체제의 앞날

입력
199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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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세력론 언급 과단성 시사/「법대로」 이미지 복원 정면승부신한국당은 30일 전당대회를 통해 이회창 총재체제를 출범시켰다. 총재직 이양은 여권의 중심축이 김영삼 대통령에서 이회창 총재로 이전됐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청와대와 당이 여권의 권력을 분점하는 이중구조가 마감되고, 이총재가 정국을 주도하는 단일구조가 형성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부터 이회창 총재는 명실상부한 여권의 대표자로서 자신의 주도하에 대선체제를 구축하고 당을 이끌게 됐다. 대선전략이나 대선체제의 구축에 있어서 당이 더 이상 청와대를 의식할 필요없이 독자적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회창 총재는 이제부터 여권의 중심축으로서 힘과 권한을 갖게 됐으나 그만큼 책임과 부담도 떠안게 됐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김대통령이나 청와대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해법을 구할 수 없게 됐다. 강삼재 총장은 『우리(신한국당)는 도전과 응전의 시험대 위에 섰다. 비상구는 없다. 정문을 열고 당당히 나갈 수 있느냐, 아니면 주저앉느냐는 양자택일밖에 없다』고 이총재체제의 양면성을 풀이했다.

실제 이회창 총재체제는 순탄치 않은 험로를 앞에 두고 있다. 당내에 패배주의가 여전히 팽배해있고 당내 일각의 이탈조짐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민주계의원들이 10일 전후해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고, 후보교체론을 공론화하겠다는 세력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외부적으로는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여권 흔들기,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상승세, 전통적 여권기반인 영남권의 중립화기류 등도 부담스런 도전들이다.

이총재가 당 안팎의 도전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내 결속과 단합을 다져야 한다. 이총재나 이한동 대표의 취임사, 김대통령의 격려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메시지가 단합과 결속이다. 내부가 하나로 뭉쳐지지 않고서는 외부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총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탈세력이 엄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총재는 이를 인식, 모든 정파의 응집이 어려울 경우 분란의 요인을 정리, 전열을 정비하는 과단성을 보이겠다는 자세다. 이총재 취임사의 「정예세력론」이 정치의 큰 방향을 언급한 측면도 있지만, 향후 당 체제정비의 의지를 보여준 측면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신뢰회복, 원칙주의, 올곧음, 강인함 등 원래의 이미지로 지지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런 구상이 순탄하게 풀릴지는 속단할 수 없으나,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내에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오랜만에 낙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분열의 위기, 외부의 도전이 거세기 때문에 이회창체제의 앞날에 대한 예측은 보름 정도 유보해야 할 것 같다.<대구=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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