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 역경딛고 우뚝선 두 젊은 한국인/“우정 쌓아가자” 굳은 악수/찬호사인볼 건네주며 건강기원/바우만“모든 한국인의 귀감” 화답【콜로라도(미국)=장윤호 특파원】 29일 하오 5시(현지시간) LA다저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구장에서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가 백혈병을 이겨낸 성덕바우만씨와 극적으로 만났다. 시즌 15승에 도전하려다 투수를 보호하려는 빌 러셀 감독의 배려로 등판이 전격 취소돼 다소 허탈해있던 박선수는 게임이 끝난후 선수대기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바우만씨를 우연히 만났다.
지난해 7월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바우만씨는 미네소타주 파인시티 양부모의 집으로 돌아와 1년여 요양생활 끝에 건강을 완전히 되찾았고 지난 8월 하순 공군사관학교에 복학했다. 덴버에서 차로 1시간여거리인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사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중인 바우만씨는 현지신문을 통해 박선수가 일요일인 이날 등판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릭 고레키가 등판하자 바우만씨는 경기가 끝난 뒤 선수대기실로 찾아가 박선수를 만났다.
단번에 바우만씨를 알아본 박선수는 기쁜 표정으로 손을 잡으며 『건강은 어떠냐』고 묻고 그자리서 야구공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해 건네줬다.
바우만씨는 『세계 최고수준의 동포 투수를 만나게돼 기쁘다』면서 『박선수는 마이너리그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에 올라섬으로써 모든 한국인의 귀감이 됐다』고 화답했다. 바우만군은 박선수의 사인볼을 사관학교 기숙사 자신의 책상위에 올려놓고 박선수와의 우정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선수도 바우만씨의 인간승리 정신을 항상 간직하리라 마음 먹었다.
선수단의 바쁜 일정 탓에 그들의 만남은 불과 2∼3분에 지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계속 소식을 주고받기로 약속했다. 주위를 둘러싼 동료 선수들과 미국인들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새 삶을 펼치고 있는 24세 두 동갑내기 한국인의 사연을 알아차리고 박수와 환호로 축하해줬다.
한편 덴버한인회는 두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입양아돕기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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