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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사 지원 ‘실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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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사 지원 ‘실기’ 우려

입력
1997.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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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조원 특융 경영권포기각서 싸고 지연/돈기근 일부업체들 ‘어음쪼개기’ 등 여신회수종합금융사들의 자금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키로 했던 1조원의 한국은행 특별융자 지원이 표류하고 있다. 자금부족현상이 심각해진 일부 종금사들은 다시 기업들에 대한 여신을 회수하고 있어 금융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당초 이달말까지 종합금융사들에 대해 1조원의 특별융자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종금사들은 이날까지 특융의 전제조건인 대주주 경영권포기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종금사에 대한 특융이 이달중 실시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내달중에도 시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종금사의 임원은 『대출금을 갚으면 포기각서를 반환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데다 업체별로 얼마를 지원받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포기각서를 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종금사의 이같은 입장에는 경영권포기각서가 종금사간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종금사에 대한 특융은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하는 지원이기 때문에 목적이 달성되지 않으면 각서를 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일부 종금사들은 조건에 상관없이 경영권포기각서를 제출할 방침을 세웠지만 외부 신인도 악화를 우려, 지원대상인 19개사가 일괄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포기각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반면 대주주의 경영권포기각서를 받아내지 못했거나, 특융을 받느니 차라리 모기업의 자금지원을 받겠다는 일부 그룹계열 종금사들은 내심 특융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사들은 특융이 지연되는데다 기아그룹에 대한 법정관리방침으로 경영악화가 예상되면서 자금차입에 애로를 겪고 있다. 또 월말자금수요까지 겹치면서 콜자금차입마저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종금사들은 기업에 대한 여신회수에 나서고 있다. A기업 자금부장은 『월말들어 거래 종금사측에서 자금사정악화를 들어 어음연장을 하루나 이틀 초단기로 해주면서 연장시마다 10%씩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어음을 소액으로 쪼개 자금을 쉽게 회수하는 「어음쪼개기」도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억원짜리 어음을 연장해주면서 1억원짜리 20개로 나눈뒤 각 어음마다 1∼20일까지 기간을 적용, 하루에 1억원씩 회수하는 것이다. 기업 자금담당자들은 『1억원짜리 어음하나 못막느냐』며 종금사들이 어음을 회수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업계 및 금융계 관계자들은 『금융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시기』라며 『세세한 조건이 걸림돌이 돼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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