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에 도전 기아 엔터프라이즈 돌풍 일으키자/다이너스티 TV장착 등 고급화 대응/국내 최대 출력·크기 쌍용 체어맨도 “부품 2년 무상” 선언/4파전 구도국내 자동차시장에 대형차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 3월 기아자동차가 엔터프라이즈를 내놓고 현대의 그랜저와 대우 아카디아로 대표되던 대형차시장에 불을 당기자 승용차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쌍용이 세계 최고급 벤츠를 앞세워 10월초 체어맨이라는 대형차로 경쟁에 본격 가세한다. 이에 뒤질세라 현대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현 다이너스티보다 더 긴 정통 리무진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바야흐로 국내 자동차시장이 대형차의 각축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 대형차시장을 압도하던 수입차업체들을 자극하고 있는 정도다.
현재 3,000㏄내외의 대형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현대의 다이너스티와 기아의 엔터프라이즈. 최근 국내 대형차시장에서는 배기량 2,500∼3,600㏄급 대형승용차인 엔터프라이즈가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직후부터 현대의 다이너스티를 앞지르기 시작해 7월까지 국내 최다 판매 대형차로의 자리를 굳혔다. 월 판매량은 1,500대 내외.
그러나 이 판도는 7월 다이너스티가 국내 처음으로 뒷좌석에 TV를 장착하고 전방 에어백은 물론 측면에어백을 설치하는 등 최고급설비를 갖추자 바뀌기 시작했다. 기아 엔터프라이즈에 월별로 최고 700대까지 뒤떨어졌던 다이너스티는 이 98년형 다이너스티를 내놓은 뒤부터 기아를 압도했다. 7월 718대였던 다이너스티의 판매량이 8월에 접어들자 2,393대까지 팔린 것이다.
대우의 아카디아도 꾸준히 소비되는 대형차다. 과거 최고급차로 평가되던 현대의 그랜저와 함께 일찌기 고급차로 자리를 잡은 아카디아는 월 100대에는 못미치지만 큰 기복없이 국산 대형차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7월이후 경쟁차종의 득세로 다소 주춤하기는 했으나 최고급차로서의 자존심만은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는 것이 대우측 설명이다.
이처럼 현대 기아 대우가 3분하고 있는 국산 대형차시장은 내달부터 전혀 달라진 상황을 맞게됐다. 10월 중순께 3,200㏄급 쌍용의 체어맨이 선보이기 때문이다.
체어맨은 국내 동급 대형승용차중에 최대인 220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크기도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처음으로 인공지능 5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으며 최첨단 자동항법장치를 장착하고 싱글와이퍼와 초대형 사이드에어백을 적용한 것은 물론 대형차로는 드물게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았다고 자랑이다. 벤츠의 뉴E클래스와 같은 급인 공기저항계수 0.3이하를 실현한 것도 체어맨만의 특징이라는 것이 쌍용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벤츠에 비해 손색없는 국산 대형차라는 것이다.
쌍용은 이미 「체어맨 돌풍」을 위해 체어맨 고객들에게 최장 무상보증기간을 부여하고 구입후 2년동안 주요 소모성부품을 무상으로 지급한다는 「최고수준의 애프터서비스」를 선언하고 나섰다.
전담 서비스요원도 배치하고 정비를 위해서는 앞부분을 들어올리는 대신 전용 견인차로 이동하며 초기 운행상태는 반드시 전문요원에게 살피도록 하겠노라고도 했다.
쌍용은 특히 가격면에서 벤츠의 S클라스, BMW 5시리즈, 도요타 렉서스 400, 닛산 인피니티 Q45 등 시판가격 1억원이상을 호가하는 수입외제차에 비해 체어맨을 4,000만∼5,000만원에 시판할 예정이다. 품질과 서비스는 세계 최상급이지만 가격만큼은 국산차답게 책정해 국내 대형차 고객들을 잡는 것은 물론 어려움에 빠진 쌍용을 구해내는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도 현재 시판중인 다이너스티 리무진보다 길이가 15㎝더 긴 정통 리무진을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출시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개발중이다. 현대는 늘어난 길이를 뒷좌석에 집중 적용, 뒷좌석 VIP용인 리무진의 특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릴 방침이다. 뒷좌석에 전용 오디오 비디오 시스템, 측면 에어백, 전화기 등 미국 GM의 캐딜락 리무진 수준의 최첨단 편의장치를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격은 5,000만원대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이처럼 대형차시장에 바짝 다가서자 벤츠, BMW, 아우디, 롤스로이스 등 최고급 외제차업계가 고객관리와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들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국산대형승용차의 경우 디자인이나 품질 성능 등에서 수입외제차에 뒤떨어지지 않는 데다 가격면에서 동급수입차보다 최소한 2,000만∼3,000만원 이상 낮기 때문에 수입차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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