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와 일간스포츠가 공동주최한 제24회 한국음악콩쿠르 부문별 대상은 피아노 방재연(14·예원학교 2년)양, 바이올린 이선정(17·서울예고 2년)양, 첼로 김기현(15·예원학교 3년)군에게 돌아갔다. 한국일보사 13층 강당에서 9월22∼24일 예선, 25∼26일 본선이 치러졌다.이번 콩쿠르에는 역대 최대인 100명(피아노 56, 바이올린 29, 첼로 15)이 접수, 기권 2명을 뺀 98명이 경연을 벌였다. 이 중 피아노 17, 바이올린 11, 첼로 6명이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서 겨뤘다. 특히 지방학생이 여러명 참가, 한국음악콩쿠르가 전국적인 관심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실감케했다. 바이올린의 경우 본선진출자 11명이 모두 한 학교 학생인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부문별로 5명을 선정한 다음 대상감 여부를 토의한 뒤 투표로 대상 수상자를 결정했다. 이어 금상, 은상, 동상을 차례로 뽑았다.
예·본선심사는 피아노부문의 김석 경희대 교수 등 14명, 바이올린부문의 현해은 서울대 교수 등 13명, 첼로부문의 박국록 전 숙명여대 교수 등 10명이 맡았다. 시상식은 10월8일 하오 3시 한국일보사 13층 송현클럽 북한산룸에서 열린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피아노 ▲대상=방재연 ▲금상=박상희(16·대전예고 1년) ▲은상=임효선(16·서울예고 1년) ▲동상=이태윤(16·서울예고 1년) ◇바이올린 ▲대상=이선정 ▲금상=박수진(17·서울예고 2년) ▲은상=김효경(16·서울예고 2년) ▲동상=이은정(16·서울예고 1년) ◇첼로 ▲대상=김기현 ▲금상=주재희(16·서울예고 2년) ▲은상=김민경(16·선화예고 1년) ▲동상=이인화(16·선화예고 2년)<오미환 기자>오미환>
□심사평
◎피아노/개성 표출에도 많은 관심 가져야
피아노부에는 56명의 참가자 중 17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모두 훌륭한 재능을 발휘했으며 등위에 들지못한 학생들도 한 두 명의 약간의 실수를 제외하고는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또 지방학생이 상위 입상한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음악수준도 많이 평준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사과정에서 느낀 점은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음악적 면에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겠다는 점이다. 우선 연주자는 각자 개성을 표출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음악적 표현에도 각자의 특징이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한데 모두 비슷비슷한 규격에 짜여진 연주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예술보다는 누가 실수를 더 하느냐 덜 하느냐로 판가름나는 경우가 생긴다. 심사에 어려움을 느끼는 점이 이런 점이다. 앵무새가 아무리 말을 잘 해도 사람일 수는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겠다. 또 작곡자나 곡의 성격, 그리고 부분 부분의 분위기에 대한 이해에 힘써야겠다. 음색의 변화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 10분여의 시간을 시종 같은 종류의 소리만 듣다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김석 경희대 음대 교수>김석>
◎바이올린/대상수상자 인간적 음색 감동
바이올린 참가자는 29명으로 본선 진출자는 모두 11명이었다. 예선곡은 바흐의 무반주소나타 1번 G단조 푸가였는데, 수준높고 어려운 곡을 알맞는 템포로 잘 연주해 준 학생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본선곡인 비에니아프스키의 협주곡 2번 D단조는 작곡가 자신이 최고의 바이올린 주자인만치 고도의 기교를 요구하며 따뜻하고 멋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걸작이다. 대상의 이선정양은 인간적 음색으로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해 감동을 주었다. 느린 악장의 우수젖은 선율을 정확한 리듬으로 노래했고 좋은 템포에 화려하면서도 잘 정돈된 연주를 하였다. 금상의 박수진양은 매력적인 음색과 정감 넘치는 소리를 가졌다. 음정도 비교적 좋았고 깨끗하였으나 비브라토와 활의 누름, 속도조절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지않나 생각된다. 은상의 김효경양은 고도의 기교를 무리없이 연주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이 곡의 묘미를 인상깊게 연주할 수 있는 음악성과 활 테크닉이 뛰어나다. 동상의 이은정양은 명인적 기교를 연마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보였다.<현해은 서울대 음대 교수>현해은>
◎첼로/심사위원 평가순위 모두 일치
첼로부 참가자는 15명으로, 예선에서 6명이 선발돼 본선을 치른 결과 4명이 입상했다. 이번 심사에서 특별한 점은 대상부터 동상까지 심사위원들의 평가 순위가 모두 일치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의 평가기준이 모두 같은 수준이었다. 대상을 받은 김기현은 음악성과 프레이징, 템포의 안정성 등에서 탁월함을 보여줬다. 많은 재능과 세련된 연주능력을 갖고 있으므로 약간의 음정 처리 문제만 해결된다면 앞으로 국제콩쿠르 등에서도 기대된다. 금상의 주재희는 비교적 원숙한 연주를 하였으나 프레이징 마무리 단계에서 매번 음을 크게 누르는 습관이 조금 아쉬웠다. 은상의 김민경은 좋은 테크닉과 음악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톤이 약간 흐린 점이 감점의 요소가 되었다. 앞으로 이 점만 보완하면 대성하리라 본다. 동상의 이인화는 음악성, 템포, 다이내믹 등에서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지만 간간이 분명치못한 코드 음이 귀에 거슬렸으며 비브라토가 너무 빠른 게 흠으로 느껴졌다.
이상 4명의 입상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아주 근소한 차이로 등외로 밀려난 2명에게도 계속 정진할 것을 당부한다.<박국록 전 숙명여대 교수>박국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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