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영남에 신문광고 ‘구애’ 계획「국민회의는 영남인의 성숙한 정치의식을 믿습니다」 국민회의가 쉬쉬하며 준비해 온 영남을 겨냥한 신문광고 문안의 한 귀절이다.
지역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는 성숙한 정치의식을 발휘해 김대중 총재를 선택해 달라는 취지다. 국민회의가 특정지역만을 염두에 둔 정치광고를 내겠다고 나선 것은 그 자체가 파격이다.
「대통령을 만드는 대구·경북(TK) 사람들」이라는 문안 역시 그렇다. TK지역이 역대 대통령을 만들어 왔고 또 이번에도 그렇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총재도 27일 대구에서 지역공약을 발표하면서 『TK유권자들이 지지해 줘야 대통령이 될 수 있고 마지막 기회인 이번에는 꼭 그렇게 되도록 해달라』고 비슷한 취지의 호소를 했다.
반면 PK지역을 겨냥한 광고문안에는 상당히 미묘하면서도 다의적인 시사점이 있다. 「문민시대를 연 부산·경남 사람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역사적 위상을 인정하고 있다. 김대통령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김총재에 대한 부산·경남의 거부반응을 다소나마 바꿔 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광고문안은 메시지의 「노골성」때문에 채택과정에서 다소의 당내 진통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국민회의가 다소의 역작용을 감수하면서 추진해온 신문광고 계획은 뜻밖의 이유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측에서 모종의 정치광고를 내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같은 맞불작전을 준비했으나 정작 신한국당 쪽에서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를 지켜보고 있다.
국민회의 한 관계자는 『신한국당이 선거의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보니 내부 전열의 문제가 보기보다 더 심각한 모양』이라고 말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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