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대학생활 응원단이 보장해요「노천강당을 가득메운 2,000여명의 학생들. 그 눈들이 모두 나에게 쏠리는 것 같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서보기는 난생 처음이다. 혹시 실수하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몸이 굳는다. 응원제를 준비하느라 보낸 한달. 응원단실에서 밤 10시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나 하나때문에 40명이 흘린 땀을 헛되게 할수는 없다」
경희대응원단 안성희(20·기악2)씨. 응원단에 들어와 처음으로 「대중」앞에 서던 지난해 5월 응원제에서의 긴장감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지금은 노련한 응원단 여학생부장. 그러나 항상 관중 앞에 설때면 처음 단복을 입고 나서던 그때가 떠오른다.
남 앞에서 말 하기조차 쑥쓰러워하는 내성적 성격이어서 입학할 때만 해도 응원단원이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러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보았던 화려한 복장과 율동에 매료돼 응원단실을 찾았다.
『퀴퀴한 냄새와 여기저기에 널린 빨랫거리들…. 응원단실의 모습은 결코 외형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어요. 또 선배가 장난처럼 「키가 165㎝이상은 되어야 하는데…」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163㎝인데』
한달동안 수습기간을 보냈다. 일주일에 3일은 수업이 끝나고 응원단실로 직행해 3시간 동작연습을 했다. 끝나면 몸엔 땀이 흥건히 밴다. 게다가 저녁 회식과 술자리 참석은 의무였다. 선배들의 기강과 규율도 만만치가 않았다. 부모님에게는 응원단에 가입했다는 얘기조차 꺼내지 못했다.
한달뒤 오디션을 통과해 정식 응원단원이 됐다. 그리고 5월 응원제와 가을대동제, 군부대 위문공연 등을 거치며 「진짜」응원단원이 돼 버렸다.
『군부대 위문공연이 제일 기억나요. 군인아저씨들이 먹는 「짬밥」도 같이먹고 내무반에도 들어가보고…. 응원단이 아니면 언제 제가 해보겠어요』 안씨는 그래서 군인아저씨들로부터도 팬레터를 많이 받는다. 한달에 10여통. 그러나 아직 소개팅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물론 남자친구도 없다. 응원단 일때문에 도무지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안씨의 변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응원단 하면 「체벌」 「군기」이런 걸 떠올리죠. 그러나 공동체의식이 강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아요』
안씨는 응원연습뿐 아니라 공부도 열심이다. 전공을 살려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다.
10월에 있을 일본자매대학과의 교환응원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안씨는 예비대입신입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멋진 대학생활을 보내고 싶다면 응원단에 들어오세요』<글=이동훈 기자>글=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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