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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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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월드컵축구 예선경기가 오늘 벌어진다. 그러나 말이 경기이지 사실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붉은 악마들」을 비롯한 한국응원단이 대거 출국, 응원전도 보통 치열하지 않게 됐다. ◆한일전은 민족감정 때문에 늘 치열하지만 숙명의 이번 대결이야말로 차범근 감독의 말대로 양국축구의 장래가 걸린 중요한 일전이다. 진다면 한국축구는 일본에 계속 밀릴 수도 있다. 우리는 54년 이후 42승13무9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며 무승부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 ◆월드컵 본선진출은 일본의 비원이다. 이번 경기의 입장권은 예매 17분만에 매진됐다. 극성팬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1주일 전부터 경기장 앞에 텐트를 치고 있고 일본언론은 헬리콥터까지 동원, 한국팀취재에 열을 올렸다. 일본은 「치사하게도」 브라질 출신의 골게터 로페스를 서둘러 귀화시켜 전력을 강화했다. ◆이런 열기와 지원 덕분에 일본축구는 과거와 판이해졌다. 이번엔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있다. 본선진출 일보 전에 좌절한 93년 「카타르 도하의 비극」때 엉엉 울었던 일본인들은 절치부심·와신상담을 해왔다. 일본팀은 야마토 다마시(대화혼)로 무장한 2차대전때의 가미가제(신풍)특공대처럼 비장하다. ◆우리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긴다면 축구정책의 승리가 아니라 감독과 선수들의 승리일 것이다. 신품종·영농기술 개발은 하지 않고 열매만 따먹는 축구농사를 해온 우리는 이번 승패에 관계없이 축구발전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은 열렬히 응원부터 하자. 한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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