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공동묘지서… 영 주부 6년 노력 결실19세기 후반 서부개척시대 미국인들과 싸우며 마지막까지 투항을 거부했던 인디언 추장의 유해가 최근 100여년간의 런던 곁방살이를 마감하고 고향으로 송환돼 화제다. 특히 이 송환은 우연히 유해를 발견한 한 영국가정주부의 6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 끝에 이뤄져 미국인들을 더욱 감동케하고 있다.
유해가 송환된 인디언추장은 1876년 조지 암스트롱 카스터 장군의 제7기병대를 무찌른 수우족의 롱 울프 추장. 결국 울프 추장은 막강한 미 기병대에 무릎을 꿇고 말았지만 미국에 동화된 동료 인디언들과는 달리 투항을 거부하고 서부개척시대 풍물공연단에 끼어 유럽을 순회했다.
1892년 6월13일 52세의 나이로 영국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은 울프 추장은 런던의 한 공동묘지에 묻혔다. 그는 세상을 뜨기 며칠전 묘비에 자신의 이름대로 늑대그림을 새겨달라고 유언했다. 미국 사우스 다코타주의 오글라라 수우에 살고있는 울프 추장의 후손들은 그의 묘소를 찾으려 오랫동안 애썼으나 허사였다. 92년 울프추장에 대한 책을 중고서점에서 구입해 읽은 한 영국가정주부가 유해송환을 위한 개인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울프추장은 지금도 런던의 공동묘지에서 차가운 가랑비를 맞고있었을 것이다.
울프 추장의 용맹에 감명받은 이 가정주부는 런던에서 묘소를 찾아낸 뒤 자신의 비용으로 미국의 인디언관련 간행물에 후손을 찾는 광고를 냈다. 절묘하게도 울프 추장이 사망한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날 이 주부는 울프 추장의 증손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후 5년간 송환기금을 모으고 영국정부의 이장허가를 받은 끝에 25일 런던에서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프 추장 환송행사를 가졌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