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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되나요”/미 쇠고기 O­157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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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되나요”/미 쇠고기 O­157 검출

입력
1997.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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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불안과 충격/음식점 “익히면 문제없다” 진땀/수입·유통업체 매출 줄까 비상미국산 수입쇠고기에서 문제의 병원성대장균 O-157:H7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육류수입·유통업체와 음식점, 소비자들 모두에게 비상이 걸렸다.

수입쇠고기를 대량으로 취급하는 백화점 등은 이날부터 수입쇠고기에 대한 자체검사를 강화했으며 수입쇠고기를 사용하는 음식점들은 주문을 기피하는 손님들에게 『충분히 익히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소비자들은 『채소·과일류를 먹을 때마다 농약성분 등이 남아 있을까봐 노이로제가 걸려있는 판인데 이젠 고기도 가려먹어야 하느냐』고 짜증을 냈다.

현대백화점측은 『앞으로 상당기간 수입쇠고기 판매량이 하루 평균 6백∼7백㎏에서 약 절반가량으로 감소할 것 같다』며 『기존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소비자들에게 중점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측도 이날부터 기존 제품에 대해 자체 품질검사를 강화하고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될 경우 전량 폐기처분키로 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미국 호주 육가공협회를 통해 수입된 물량의 시료분석을 요청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현재 판매중인 육류제품은 검역소 통관과정에서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일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가정주부 장선미(37·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식구들이 고기를 좋아해 쇠고기 반찬을 자주 준비하는데 계속 먹어도 되는지 찜찜하다』고 말했다.

정준희(31·여·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씨도 『쇠고기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된 만큼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좀 비싸더라도 한우를 먹거나 돼지고기를 먹어야겠다』며 『그런 무서운 병원균을 수입국에서 검역을 통해 밝혀질때까지 방치한 미국 수출업체의 무책임한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쇠고기 수입업체와 정육점들은 이번 병원균 검출에 따른 파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제일제당 식품본부 관계자는 『국내 쇠고기 생산량도 많고 소비 활성화가 안된 상황에서 수입쇠고기의 소비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대장균이 추가 검출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가공·유통업체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축협중앙회 등 한우 제조·유통업체와 한우취급 음식점 등은 이번 일이 한우소비의 증가와 가격정상화에 도움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했다. 축협 성내판매장장 김종윤(35)씨는 『한우가 육질에서 수입품에 비해 절대우위에 있는데다 수입육에 위생상의 문제점까지 드러난 만큼 국내 한우소비량이 더욱 늘 것』이라며 『지난해 초 영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이후 축협 매출이 20∼30%이상 신장됐었다』고 말했다.<최윤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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