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군기술 민수 전환 제품개발 활용/과학자 모셔오기·설비수입 등 잇따라『러시아 과학자를 잡아라』
벤처기업들이 첨단제품 개발에 러시아의 기술 및 과학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기초과학기술이 발달해있고 구소련시절 미국과 경쟁하던 군수용 기술을 민수용으로 전환, 다양한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게 특징.
벤처기업들은 러시아 대학 및 연구소와 제휴를 맺고 기술진들을 국내로 초빙하거나 생산설비를 도입하는 등 러시아 기술사냥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또 러시아 원천기술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이를 국내업체에 알선해주는 컨설팅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음파와 초음파를 활용, 수위와 유량 유속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계측기를 개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던 (주)창민은 매년 러시아 에콜로지연구소 등에서 1∼2명의 과학자를 3∼6개월간 초빙, 연구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또 93년에는 러시아 하르코프공대 박사출신으로 현지에서 수십년간 관개수리관리와 운영자동화기술을 연구한 장학수 박사를 영입, 장박사가 러시아에서 획득한 32건의 특허를 활용하고 있다.
전기·통신·신호배선용 케이블 트레이시스템을 주로 생산, 최근 3년간 매년 50%의 매출성장을 기록한 파이오니아메탈은 95년부터 러시아의 항공기술대학과 협력, 산소 세라믹화이버 등 금속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대학과 공동으로 직경 15∼200미크론의 극세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멀티미디어카드와 영상소프트웨어 제품을 생산하는 다림시스템은 직원 70여명중 18명이 러시아기술자다. 94년 설립당시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를 확보하려고 각 대학을 돌아다녔지만 지원자가 없어 김영대 사장이 국방과학연구소 재직시 친분을 쌓았던 러시아 과학자들을 영입하게된 것이다. 또 러시아 AMD사와 차바퀴조정장치를 공동 개발하는 등 기술과 생산라인 정보 등을 상호공유, 양사 판매마진의 30%씩을 교환하고 있다.
무선통신장비 생산업체인 KMW는 최근 20기가이상의 고주파 통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러시아 기술진 15명을 채용했다. 물론 숙소제공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들지만 고급기술을 지닌 러시아 인력채용은 기술개발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훨씬 단축한다는게 이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아리드선도 콘덴서, 저항기 등 전기통신제품에 들어가는 리드선(연결단자)과 반도체용 리드와이어 개발과 관련, 러시아 기술진과 기계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같은 러시아 붐에 힘입어 창업투자회사인 무한기술투자는 국내 벤처기업들이 러시아의 현지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도입, 인력유치, 현지 합작법인 설립 등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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