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극은 정치적”/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의 무대는 사회적 억압에서 내면적 억압으로 선동의 무대에서 제도권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사회적 억압에서 개인의 내면적 억압으로, 선동의 무대에서 제도권으로」. 세계연극제 참가차 내한한 브라질의 진보적 연출가 아우구스토 보알(66)은 그의 저서 「억압받는 자들의 연극」이 상징하는 사회개혁의 변모를 보여주었다.
56년부터 상파울루 원형극장에서 활동하며 「억압받는 자들의 연극」을 창설한 보알은, 사회모순의 해부에 초점을 맞춘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을 실천적으로 발전시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이 방법으로 이미지연극, 보이지 않는 연극, 토론연극 등을 선보여 왔다.
22∼26일 그가 과천에서 진행한 워크숍의 주제는 「욕망의 무지개」. 내면의 심리적 억압에 대한 치료법을 모색한 자리이다. 그는 『중남미에선 고용문제, 물리적 폭력, 경찰과 같은 국가권력이 억압의 주체로 부각됐다. 그러나 유럽인의 억압은 고독, 의사소통의 단절 등이었고 이들의 자살률이 훨씬 높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89년 심리연극의 창설자 자크 모레누를 만나면서 욕망의 무지개 작업이 시작됐다.
그는 93∼96년 리우데자네이루의 시의회의원(노동당)으로 재직했다. 그는 19개의 그룹을 결성해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연극을 통해 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법률안을 제출하는 「입법연극」으로 연극과 정치를 훌륭하게 조화시켰다. 이렇게 제출된 법률안 중 13개가 통과됐다.
혹시 이념적인 흔들림에서 비롯된 변화는 아니냐는 질문에 보알은 『여전히 모든 연극은 정치적』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사람을 사회 밖으로 쫓아내는 경향과 사회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경향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에 무엇을 선택하는가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정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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