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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공산당의장 퇴임 미야모토(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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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공산당의장 퇴임 미야모토(뉴스메이커)

입력
1997.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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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간 당 최고지도자 군림/‘일 공산당의 살아있는 역사’일본 공산당의 카리스마적 지도자인 미야모토 겐지(궁본현치·88) 의장이 39년만에 당권을 내놓았다.

일본공산당은 25일 시즈오카(정강)현 아타미(열해)에서 개최중인 제21회 당대회에서 미야모토 의장의 퇴임을 공식화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의장직을 공석으로 할 수 있는 당규약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향후 공산당은 후임 의장없이 후와 데츠조(불파철삼) 위원장과 시이 가즈오(지위화부) 서기국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물러난 미야모토 의장의 삶은 오늘날 일본공산당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당내에서의 그의 지도력과 영향력은 신화적이었다. 그는 1931년 도쿄(동경)대 경제학과를 졸업한후 바로 공산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당시는 「텐노(천황)제」를 부정하는 공산당에 대해 국가의 정치적 탄압이 혹독하게 자행되던 시기여서 모진 고난을 겪어야 했다. 1933년에는 당중앙위원에 취임한후 당국에 의해 체포돼 45년 패전까지 12년간의 옥살이를 해야했다.

패전후 미군정이 정치 결사의 자유를 허용함으로써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그는 58년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했다. 전전의 유일한 당간부로서 서기장이 된 그는 「민주주의 혁명을 거쳐 사회주의 혁명에 도달한다」는 「2단계 평화혁명론」을 내세우며 당을 이끌어갔다. 소련과 중국 공산당의 간섭을 거부하는 등 「자주독립」의 노선을 달리기도 했는데 76년 제13회 임시당대회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선언」을 채택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선언은 복수정당과 정권교체, 언론의 자유 등을 인정하는 등 공산당으로서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았었다.

최고 지도자로서 집권한지 올해로 39년째. 최근 고령으로 건강때문에 거취가 주목돼 왔었는데 결국 공산당의 앞날을 위해 이날 용퇴했다. 이로써 최근 중의원과 도의원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등 활기를 띠고 있는 공산당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룩할 수 있게 됐으며 앞으로 더욱 현실적인 노선으로 대중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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