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외 밀사역 관측… 대선정국 맞물려 관심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방북은 현재 교착상태인 남북경협, 혼전을 거듭하고있는 국내 대선구도 등 상황논리와 맞물려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특히 김회장이 25일 청와대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방북성과를 토대로 단독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당국간 대화의 밀사라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선 대우측의 설명대로 북한과의 협의가 남포공단의 경영문제에만 한정됐을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재벌총수의 방북이 92년 이래 처음으로 이뤄졌고 그 당사자가 대북관계 해결사로 불리는 김회장인 만큼 남북관계에서 그 파장과 영향은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북한 관계자는 『김회장의 방북에는 그동안 4자회담을 고리로 묶여있던 경협자체의 방향성이나 대선을 앞두고 있는 국내 정치상황이 얽혀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당국간대화와 관련한 의사를 북측에 타진하는 정부측 메신저라는 얘기다.
이같은 관측에는 추석연휴를 이용해 극비로 방북이 이루어진 점, 그리고 김정일이 당총비서직 취임을 앞두고 전권을 장악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상황, 후보난립으로 가닥을 잡기힘든 대선구도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김회장이 남북당국간 대화의 창구역할을 하게된 것은 북한측 입장에서 보면 김회장이 김일성 유훈사업의 당사자여서 비교적 우호적이고 우리 정부입장에서도 대북관계를 이끌어온 재계총수라는 점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간 대화의 요지는 그동안 재계에서 거론되어온 남북정상회담이나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방북문제보다는 이산가족상봉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정상회담 등은 그동안 노출이 많이된 상황이어서 신선도가 떨어진데다 북측이 매력을 많이 느끼지 못하는데 비해 이산 가족상봉문제는 이미 북한측이 재외공관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제의를 해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김회장의 방북이 경협의 차원을 바꾸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재계총수들의 방북이 92년이후 전면적으로 봉쇄되어왔지만 김회장의 방북이 이루어진 만큼 향후 총수들의 방북을 막을 명분이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당장 정주영 현대 명예그룹회장의 방북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총수들이 직접 방북하게 되면 경협이 정치논리에 예속되기보다는 자체적인 구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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