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관 2명이 주장… 야 강력반발 파문프랑스의 맹렬 여성장관 2명이 이구동성으로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주장하고 나서 정국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파문의 진앙지는 도미니크 부아네 환경장관과 엘리자베스 기구 법무장관으로 이들은 특히 사회당 정부의 3대 여걸에 꼽히는 핵심들이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부아네 장관은 최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때 마리화나를 피운 적이 있다』며 『의료인(마취과 의사출신)이며 또한 여성정치인의 입장에서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지지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인체의 유해성이나 중독성을 감안할 때 마리화나는 담배나 술 또는 진정제 등과 별 차이가 없다』며 술 담배 등을 허용하면서 마리화나는 금지하는 처사는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인 우파정당들이 벌집 쑤신듯 들고 일어나 정국이 소란스러워진 가운데 이번에는 기구 법무장관이 부아네 장관에 동조하고 나서 파란을 증폭시켰다.
기구장관은 23일 공영TV인 TF1에 나와 『헤로인이나 코카인처럼 중독성이 심하고 인체에 큰 위해를 주는 약물이 있는 반면 그 정도가 미약한 것도 있다』며 강한 약물과 온건한 약물이 법적으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지지했다.
야당측은 『마리화나를 해금할 경우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두 장관의 경거망동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특히 부아네 장관이 프랑스의 전통적인 가치를 모독했다며 리오넬 조스팽 총리에게 부아네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공식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조스팽 총리는 가타부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마리화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두 여성장관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스팽 총리는 5월 마리화나 문제와 관련, 프랑스 인권연맹에 보낸 서한에서 『프랑스의 관계법률이 유럽의 일반적인 경향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소관부처인 보건부의 베르나르 쿠쉬네르 장관도 93년 르 포엥지와의 인터뷰에서 『마리화나를 담배나 알코올과 같은 범주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부아네와 기구 장관은 파문이 확대되자 『의미전달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사회당 정치인들의 성향이 대개 마리화나의 합법화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우익계 정당과의 정면 충돌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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