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존재를 알려주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1550년경 만들어진 에베르스 파피루스이다. 이 파피루스는 당시까지의 의학지식을 집대성한 것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당뇨병에 대해 알았을 것으로 짐작된다.에베르스 파피루스에는 다뇨 증세를 치료하는 여러가지 처방이 적혀 있다. 당뇨병 이외에 요붕증도 다뇨를 일으키는 병이다. 그러나 파피루스에 나와 있는 병은 발생빈도로 보아 당뇨병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에 대해 파피루스보다 더 상세하고 믿을 만한 기록은 기원전 1000년 무렵 베다시대의 인도 의학서적들이다. 고대 인도의 의학서적은 당뇨병을 지금과 비슷하게 두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나는 선천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로 식생활에 기인하는 성인형이다.
고대 인도의 의사들은 두가지 모두 유전된다고 여겼으며,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조절이 가능한 병으로 인식했다. 그들은 다뇨와 그밖의 소변 증세로 당뇨병을 진단했고, 병이 심해지면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사실도 알았다.
히포크라테스와 함께 기원전 5세기에 활약한 고대 인도의 명의 수스르타는 당뇨병 환자의 소변은 맛이 달다고 했다. 서양의학은 17세기에야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는 사실을 알고 당뇨병이라는 병명을 만들었다. 수스르타가 면밀한 관찰을 통해 알았던 사실을 2,000년 뒤에야 확인한 셈이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황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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