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불 제시에 북도 긍정적 반응【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러시아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49년간 통째로 임차, 운영키로 하고 북한측과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민간부문에서 러·북한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온 콘체르노 인두스트리아(사장 예브게니 곤차로프)등 러시아 기업들은 최근 1백억달러 안팎에 49년간 나진―선봉지구를 완전히 임차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서방기업의 진출을 유도한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북한측에 제의, 원칙적인 승낙을 받아냈다. 양측은 이를 정부간 경제협정서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인데 북한측은 임대료 및 초기투자 금액으로 1백50억달러를, 러시아측은 1백억달러를 각각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절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대금지불 방법에 대해 『러시아측은 전액을 원유와 천연가스, 철광석 등 원자재로 지급하거나 극히 일부만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북한측도 가동이 중단된 김책제철소 승리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을 살리기 위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나진―선봉지구 입주를 희망한 한국기업은 물론 북한진출을 희망하는 서방기업들도 북한당국 및 러시아측 컨소시엄과 동시에 협상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한 소식통은 『북한측과의 협의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홍성남 부총리 계열 인사들과 함께 마련한 협정서 초안이 현재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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