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은 전후 최악지지율 전열정비 ‘비상’21일 실시된 함부르크주 의회선거 결과가 독일 정계에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내년 9월 총선에서 헬무트 콜 총리의 15년 집권을 종식시키려는 사민당(SPD)에는 충격과 함께 전열 재정비의 과제를, 세제개혁 실패 등 잇단 실정으로 위기에 몰린 콜 총리의 기민당(CDU)에는 재집권의 희망을 다시 안겨줬기 때문이다.
선거결과 SPD는 자신의 아성인 함부르크에서 제 1당의 위치는 지켰지만 93년보다 4.2%나 하락한 36.2%의 지지를 획득, 전후 최악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CDU는 93년에 비해 5.6% 상승한 30.7%를 얻어 선전했다. 극우정당인 독일국민연합(DVU)도 실업률 증가 등에 따른 불안심리를 업고 지방의회진출선인 5%에 조금 못미치는 4.9%의 득표율을 획득, 약진했다. CDU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FDP)은 3.5%의 저조한 지지를 받아 연정 파트너로서의 자격마저 의심받게 됐다.
SPD의 부진은 지역현안인 고실업률(13.2%)과 범죄증가에 원인이 있지만 그 충격은 적지 않았다. 콜 정부를 상대로 세제개혁 협상을 도맡아온 SPD의 재정이론가인 헤닝 포셰라우 함부르크 시장이 사표를 던졌다. 내년 총선에서 콜 총리와 자웅을 겨뤄야 할 SPD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수에게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는 이미 내년 3월 자신이 지사로 있는 니더 작센주 선거에서 SPD의 지지율이 94년의 44.3%에서 2%이상 하락할 경우 총리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해 놓았기 때문이다. 인기에서 슈뢰더에게 처지고 있는 콜 총리는 이번 선거결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유러(EURO)화 도입에 미온적인 여론 설득, 표류된 세제개혁마무리, 세제·재정확충방안을 둘러싼 연정 불협화음 해소 등 사상 5번 연임 총리를 향한 앞으로의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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