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재창출 무망” 노골화… DR도 흔들려신한국당 민주계가 「이회창 후보 용퇴론」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반이 민주계의 한 축을 형성해온 서석재 의원은 24일 박찬종 고문과 조찬회동을 갖고 이대표로는 정권재창출이 무망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서의원은 23일 밤 부산지역 초·재선의원 9명과 저녁모임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누가 만든 당인데 탈당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한 뒤 『이대표 스스로 물러나야 하며 그런다음 사람과 사람의 연대, 당과 당의 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표의 자진사퇴가 문제해결의 지름길로, 이를위해 자신은 당내에서 「상황 만들기」에 진력하겠다는 뜻이었다.
반이 민주계의 또다른 축을 형성해온 서청원 의원 역시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 서의원은 최형우 고문을 병문안하기 위해 중국을 다녀온 23일 밤 기자들과 만나 『이대표 문제는 이미 공감대가 이뤄진 것 아니냐』며 『이대표가 후보를 사퇴하면, 전당대회나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보를 다시 뽑으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서석재 의원과 마찬가지로 『탈당은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민주계 인사들은 그러나 당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전당대회 연기 및 후보용퇴를 위한 연대서명에 대해선 『의원 개개인의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능률적이지 않을 뿐더러, 그럴 필요조차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가도록 해야하며 공연히 평지풍파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후보용퇴론은 이재오 의원이 주선한 24일 밤의 시월회 모임에서도 거론됐다. 당내 초선의원 13명이 참석한 모임에선 당의 위기상황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는데, 일부 의원들이 이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 사실은 후보용퇴론이 반이 민주계 인사들간의 「내부논의 사항」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경선이후 변함없이 이대표를 도와온 김덕룡 의원조차 지난 며칠사이 이대표 회의론을 부쩍 자주 입에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의원은 표면적으론 여전히 『이대표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협력의사의 농도는 대단히 희석된 상태라는 것이 측근들의 이야기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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