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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림화재+매연’ 동남아 스모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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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림화재+매연’ 동남아 스모그 확산

입력
1997.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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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연무’ 인니 2명 사망/학교·직장폐쇄… 전문가들 “2천만명 질병피해”/인도네시아­마스크쓰고 결혼식 수만명 병원 찾아/말레이시아­대기오염지수 839 4개 공항 폐쇄조치/필리핀­남부 육해교통 마비「숨좀 쉬게 해달라」. 요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 국민들의 생존을 위한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섬주민들이 화전을 일구기 위해 삼림에 불을 지르면서 발생한 연무 공해는 인명손실과 학교 직장폐쇄 등을 초래해 이지역 생존기반마저 흔들고 있다.

피해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태국까지 확산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이날 마닐라 일원에 경계령을 발표했으며 피델 라모스 대통령은 비상각의를 소집, 피해국 외무장관 회담을 제안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연무공해로 24일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마트라섬 주민 3만2,000여명이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으며 자카르타 병원에는 2만여명 이상이 매일 병원을 찾고 있다. 한때 대기오염지수가 839까지 올라간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쿠칭 역시 매일 2만명 이상이 호흡기 및 안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염정도가 다른 지역보다 낮은 콸라룸푸르의 종합병원에도 하루평균 6,700명이 연무로 인한 질병 치료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지역의 2,000만명정도가 질병을 앓고 있으며 사망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적 손실, 생활의 불편함도 엄청나다. 연무로 인한 시계불량으로 말레이시아는 쿠칭, 미리공항 등 4개 공항을 폐쇄조치했고 인도네시아도 10개 공항에 비행기운항 중단조치를 취했다. 또한 필리핀도 남부 팔라완주가 연무 영향권에 들자 23일 푸에르토 프린세사의 공항을 폐쇄한데 이어 마닐라공항도 조만간 비행기 운항중단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또 이 지역의 주요도로와 말라카해협 등 육상 해상교통도 연무로 인해 운행 마비상태에 놓여있다.

인도네시아 렝가트지역 주민 5만명과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3만명의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연무피해가 적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기오염지수가 200∼300인 콸라룸푸르의 200만명 시민도 벌써부터 대피준비를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수백개공장은 벌써 문을 닫았으며 숫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일부지역에선 학교도 문을 닫은 가운데 가게 시장 병원까지 제한영업을 할 정도다. 결혼식의 신랑신부가 마스크를 쓰고 식장에 들어갈 정도로 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처럼 연무피해가 급증한 것은 50년동안 최악이라는 가뭄이 한달동안 계속된데다 이 지역 국가들의 수많은 환경오염배출업체가 내뿜는 매연과 연무가 합쳐졌기 때문이다.<배국남 기자>

◎대기오염 지수/200∼300이면 하루 담배 1갑 피우는 꼴

동남아 일대 스모그 사태는 24일 대기오염지수를 사상최고인 839까지 끌어올렸다. 스모그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의 쿠칭지역은 24일 대기오염지수 839를 기록, 22일 714, 23일 801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대기오염지수가 100∼200 이면 「건강에 좋지 않은 상태」, 201∼300은 「매우 유해한 상태」로 분류된다. 또 301∼500은 「위험상황」으로, 여간해서는 발생하지 않는 이례적인 지수대이다. 대기오염지수가 200∼300인 환경에 하루종일 노출돼 있는 것은 마치 담배 20개비를 피우는 것과 똑같은 해악을 인체에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날 말레이시아 쿠칭지역이 기록한 839라는 대기오염지수는 이런 점에서 상상을 초월한 수치라고말할 수 있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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