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인도네시아의 한 화산에 신 스메루와 딸 라트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라트나는 17세 생일을 맞아 아버지를 졸라 화산 밖으로 나가보게 됐습니다. 라트나는 아름다운 세상에 취해 돌아다니다가 인간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아버지에게 결혼시켜달라고 청했습니다. 스메루는 왕자에게 앞산을 하룻밤 사이에 옮겨놓으면 청을 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왕자가 산을 거의 다 옮겨갈 무렵 스메루는 닭울음 소리를 내 왕자는 바위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라트나는 울면서 하늘의 신들에게 「바위가 된 왕자 곁에 있게 해주세요」라고 빌었고 신들은 그를 나무로 변하게 했습니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잎이, 머리는 열매가 됐습니다. 이것이 세상에 맨 처음 생긴 코코야자나무랍니다』(발리·인도네시아 민화, 21권 「슬픈 사랑의 코코 야자나무」중에서).도서출판 산하에서 발행하는 「산하세계어린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나라의 동화와 민화를 독특한 삽화를 곁들여 엮었다. 특히 바빌로니아와 이집트 등 근동지방 민화를 모은 「별이 된 사냥꾼」(12권), 말레이시아·캄보디아민화 「쇠를 먹는 쥐」(13권), 몽골민화 「황금매를 만난 형제」(14권), 남미민화 「악당 와콘과 쌍둥이 남매」(15권), 페르시아민화 「칼라푸왕자와 투란도트공주」(19권) 등이 흥미롭다. 세상이 얼마나 넓고 다양하며, 또 얼마나 신기한 이야기가 많은 지 감탄하게 된다. 먼 나라 옛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 티없는 마음을 되찾아보려는 어른도 족히 읽을 만하다. 각권 5,0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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