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안정 아무 의사표시없이 주례보고 35분만에 끝/이 대표측 “이중플레이” 불만에 “자승자박” 반박『청와대가 이상하다』
23일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가 35분만에 「간단히」 끝나자 신한국당 주변에서는 이런 수근거림이 급속히 번져나갔다. 당내 갈등이 심화일로를 걷고있는 중요한 시점에 김영삼 대통령이 당내 안정을 위한 어떤 의사표시도 없이 회동을 끝내버린데 대한 문제제기였다.
사실 청와대와 이대표측 사이는 최근들어 급속도로 긴장수위가 높아진 상태이다. 역사바로세우기 등을 삭제하려 했던 이대표측의 정강·정책개정시도, 민주계측의 심상찮은 동향 등이 발단이 됐다.
정강·정책개정은 이대표가 지지도 회복을 위해 던지려 했던 승부수중의 하나였지만 청와대측의 제동으로 흐지부지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대해 이대표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노태우 후보에게 「필요하면 나를 밟고 가라」고까지 했는데 김대통령은 어떻게 된거냐』며 볼멘소리를 하고있다.
또 민주계측이 이대표측의 「보수」편중성향을 문제삼아 이대표에게 공세를 펴고있는 데 대해 이대표측은 청와대측과의 교감여부를 의심하고 있다. 이대표진영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대표와 이인제 전 경기지사 사이에서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는게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에대해 청와대측은 『문제가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이대표 책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대표측의 가장 큰 요구였던 총재직 조기이양까지 받아들였는데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발표해놓고 문제가 생기면 청와대가 제동을 걸어 그렇게 됐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양측사이에 당장 어떤 「사단」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는 것같다. 양측이 모두 「공생공사」의 관계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해도 이대표의 지지도가 회복되지 않는한 양측사이에 「위기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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