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결정땐 채권은 추가손실 최소 1조3,400억기아그룹의 화의신청으로 금융위기가 장기화하고 금융기관과 협력업체의 피해도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상유지를 전제로하는 화의로 들어간 이상 기아사태의 조기해결은 이미 물건너갔고 대외신인도 회복 및 금융시장 정상화는 그만큼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기관 손실
화의신청에 따른 채권은행의 직접적 추가손실은 최소 1조3,400억원에 달한다.
기아그룹의 은행권 여신은 6월말 현재 5조5,789억원. 현재 이들 여신은 「요주의」로 분류돼 은행들로선 1%(558억원)의 대손충당금만 적립하면 된다.
그러나 화의나 법정관리가 되면 ▲담보여신은 「고정」 ▲담보부족여신은 「회수의문」으로 분류기준이 바뀌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각각 25%, 75%로 높아진다. 기아여신을 모두 고정으로 간주해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조3,947억원으로 늘어나 은행들로선 1조3,390억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무담보 여신, 이자손실까지 합치면 화의에 따른 실제 손실규모는 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금융권 추정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지, 아니면 더 불안해질지는 전적으로 기아사태의 조기해결에 달려 있었다. 한 채권은행임원은 『기아사태가 해결 보다는 현상유지로 굳어져 또다시 5∼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화의는 금융시장엔 악재이며 해외신용도 회복도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아의 화의신청이후 외국계 금융기관에선 현재 부정적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2,000억원에 달하는 해외차입금과 관련, 기아에 대한 「채무불이행(Default)」선고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화의신청에 따른 실망감은 시장에 즉각 반영돼 신용도회복 지연의 불안감속에 투기적 가수요가 확산되면서 환율은 915원대에 육박했고 주가폭락 금리상승이 이어졌다.
특히 향후 환율전망을 반영하는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선 1년물 원화환율이 지난주말 984원에서 기아화의신청 직후엔 1,015원으로 폭등, 시장불안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협력업체 연쇄부도
기아 협력업체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아그룹이 신청한 화의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채권은행들은 김선홍 회장의 사표제출이 없는 한 자금지원과 어음할인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계열사들은 협력업체에 대한 어음발행 자체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이 받은 어음도 할인은 물론 결제만기일이 돼도 현금화가 불가능해져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화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화의 신청업체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파산하게 돼 협력업체들도 같은 운명에 처할게 뻔하다.<김동영·이성철 기자>김동영·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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