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9월29일자세계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요란스레 중동방문에 나섰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중동 평화협상은 지금 유혈사태로 극히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골치 아픈 평화협상에서 상대방을 돕는 것보다 상처내는 게 훨씬 쉬운 것은 자명하다. 이런 점에서 어빙 모스코비츠는 현재 중동문제와 관련,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폴란드 출신 유대인인 모스코비츠는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69세의 의사인 모스코비츠는 빙고(복권식 놀이) 사업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 로스앤젤레스에서조차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는 그러나 동 예루살렘에 정착촌을 건설중인 유대인들에게 1,800만달러를 희사해왔으며 80년대 중반부터 2,000만달러를 투자, 동 예루살렘내 아랍인 소유 건물을 사들이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 극우주의자들에게는 성서에 나와 있는 이스라엘 영토를 유대인들에게 돌려주는 데 헌신하는 민족적 영웅임에 틀림없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대학살) 당시 120명의 친척을 잃은 그는 93년 오슬로평화협정을 「질질 끌려다닌 협정」이라고 공격할 만큼 시오니즘에 빠져 있다. 그는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 등 이스라엘 정치인들에게도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반대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있어 그는 눈엣가시같은 존재다. 하난 아쉬라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교육장관은 『한 개인이 평화협상을 강탈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그를 힐난했다. 그는 새로 짓거나 사들인 주택 현관에 「동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땅」이라는 구절을 새기며 정착촌 건설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또 평화협상을 말싸움 정도로 생각하는 그에게 있어 돈은 가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돈에 대한 믿음이 실현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정리=이종수 기자>정리=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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