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인사 이 대표서 발빼기 양상신한국당 민주계가 심상찮다. 원래부터 반이노선을 견지해온 민주계 의원들은 「마이웨이」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온 중진들은 이대표에게서 발을 빼는 양상이다. 이대표에 적극 협력해 온 인사들도 보수대연합 움직임에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노선」에 따라 각기 다른 행동양태를 보여온 민주계가 일정한 지점을 향해 시선을 맞추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당장에 무슨 사단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10월초 집단탈당설에 대해선 반이 민주계 인사들조차 그 가능성을 일축한다. 『객이 떠나야지 주인이 떠나는 법이 어디 있느냐』는 게 이들의 논리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문제해결 방식」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이회창 후보 「대안론」이다.
반이 민주계의 중심축을 형성해온 서석재 의원은 23일 김덕룡 의원과 조찬회동한 데 이어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운환 김학원 김기재 이규택 의원 등을 잇달아 만났다.
이어 저녁에는 부산지역 초·재선의원 9명과 만찬모임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로선 당을 벗어난 선택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하면서, 10월 중순까지도 이대표의 지지율이 1위에 근접하지 않을 경우 대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최소한 반이는 아니었던 신상우 김정수 의원 등 중진들의 동향도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김덕룡 박관용 의원과 22일 비공개 모임을 가졌는데, 최근 당내의 보수회귀 움직임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이대표로는 안된다』는 등의 강도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이대표를 도와온 김덕룡 의원은 여전히 『잘못된 길을 가는 이대표를 바로잡아 대선에서 이기는 것이 정도』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의 측근들은 『김의원의 협력은 이대표가 올바른 길을 갈 경우라는 「조건부」 조력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주계가 하나로 뭉쳐 「거사」를 도모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게 점쳐지고 있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다수의 친이 내지 근이와 소수의 반이로 나눠져 있던 민주계 내부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