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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대륙의 한방인술/한의사협 해외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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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대륙의 한방인술/한의사협 해외봉사단

입력
199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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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침·뜸 놀라워요”/에티오피아서 의료봉사 올해로 두번째/장관 등 고위관료까지 찾아와 나흘간 4,000여명 혜택/현지 한방병원 설립도 추진한의사들이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사랑의 인술을 펼쳤다. 93년초 「한의학을 세계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한 대한한의사협회 해외의료봉사단(단장 권용주) 소속 한의사 12명이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현지 주민은 물론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 등 4,000여명을 진료하고 치료해줬다.

국립 블랙라이온 병원에서 진행된 의료봉사에는 매일 500∼1,000여명의 환자가 몰려들었다. 특히 봉사단의 첫날 활동이 현지 신문과 TV 등에 크게 보도되자 무료진료권이 높은 가격에 뒷거래되는가 하면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요통으로 고생하던 문화부장관 등 고위관료도 찾아와 침과 물리치료를 받고 한의학의 우수한 치료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멜레스 수상은 보건당국을 통해 무료진료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디스아바바는 해발 2,500m로 고원지대인 데다 대기오염이 심해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자가 많은 편이다. 베푸까도 메코넨(29·전기공)씨는 『6년이상 만성기관지염으로 고생해 왔는데 침을 맞은 후 기침이 씻은 듯이 가셨다』고 놀라워 했다.

장사진을 이룬 환자들과 블랙라이온 병원의 의사들은 동방에서 온 한의사들의 침과 뜸, 부항 등의 치료가 신기한 듯 원리와 효과에 대해 질문공세를 펴기도 했다. 봉사단은 지난 18일 아디스아바바 보레다 지역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거주촌(Korean Village)을 방문, 500여명을 진료했다. 참전용사회 엠넬루(65·건축업) 회장은 『형제의 나라에서 찾아와 인술을 베풀어주니 한국전에 참전했던 보람을 다시 느낀다』고 감격했다.

임일규(강원도한의사협회장) 봉사단고문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술을 베풀고, 민족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의료봉사단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 째 진료활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아디스아바바에 한방병원을 설립, 한의사를 상주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김봉기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과 정신에티오피아주재대사는 아뎀 보건부장관을 방문, 한방병원 설립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봉사단은 의료혜택의 불모지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와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사는 사할린 옌볜(연변) 등지에서도 매년 두세차례씩 봉사하고 있다. 올해도 개업의와 한의대 교수로 구성된 30여명의 봉사단이 옌볜지역과 타지키스탄의 두샨베 국립병원 등에서 1만여명의 재중동포와 주민을 무료 진료했다.

지난 6월에는 우즈베키스탄에 한방병원을 세우는 성과를 거뒀고, 카자흐스탄에는 현지 정부 요청으로 상근 한의사를 파견한 바 있다.

권단장은 『한의사의 군의관 임관과 국제협력 한의사제도(병역의무 대신 해외 오지파견)를 가로막는 병역법 관련 조항이 개정돼야 명실상부한 한의학의 세계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아디스아바바=고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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