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채권금융기관들은 기아측의 갑작스런 화의신청에 당혹해하면서도 화의동의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기아그룹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측은 전날까지도 『화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날 상오 은행을 찾아온 박제혁 기아자동차 사장 등 기아측 고위관계자들로부터 화의신청내용을 설명듣고 유시열 행장은 『화의동의 여부는 기아측이 제시한 화의조건을 보고 채권단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타은행 관계자들 역시 화의는 불가피한 차선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제일은행은 이날 「기아그룹화의신청에 대한 입장」을 발표, 『채권단은 당초 98년말까지 채권유예기간을 설정, 기아자동차를 조건부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아그룹이 이른바 3금융권의 보증채무 유예동의서를 받지 못함으로써 전제조건을 채우지 못한 이상 채권유예는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기아를 정상화한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은만큼 파산절차나 법정관리의 길을 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해 결국 화의에 동의해줄 수 밖에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노조동의서나 김선홍 회장 사표제출문제 등 추가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은 그대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종금업계는 구체적인 화의조건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리스, 할부금융, 파이낸스 등 3금융권도 기아가 파산하면 채권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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