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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사 등 50명 살신의 생체실험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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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사 등 50명 살신의 생체실험 자원

입력
1997.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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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정복위해 이 목숨 바치겠다”/살아있는 바이러스 직접 인체주입 계획/숭고한 인류애·희생정신에 세계가 “깜짝”미국의 의사와 보건관계자 등 50여명이 새로운 에이즈 치료약의 효능을 알아내기 위한 생체실험에 목숨을 내걸고 자원하겠다고 나서 커다란 충격과 함께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국제에이즈전문의협회(IAPAC)는 20일 에이즈 신약개발을 위해 살아있는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50여명의 자원자에게 직접 주입하는 생체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실시된 에이즈 백신개발 임상실험에는 2천1백여명이 참가했으나 살아있는 HIV에 대한 실험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이들 자원자는 최근 하버드대 의료팀이 원숭이에 대한 HIV 실험결과, 성공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듣고 더 이상 인간에 대한 생체실험을 지연시킬 수 없다면서 「모르모트(실험용 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의학계는 지금까지 영장류만을 대상으로 이같은 실험을 해왔기 때문에 전혀 진전이 없었으며 사람의 유전자속으로 침투하는 HIV특성상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생체실험에 자원한 고든 나리 IAPAC 사무총장은 『이번 실험으로 인류가 얻게 될 소득은 생명을 걸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이번 실험은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는) 미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여부와는 상관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리 사무총장은 『전세계적으로 매일 8천여명의 에이즈환자가 발생하고 1천여명의 유아가 HIV를 갖고 태어나고 있다』면서 『생체실험은 자살행위가 아니라 에이즈로 죽어가는 수백만 인류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IAPAC 백신분과위원장 찰스 파딩 박사는 11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IAPAC 국제회의에서 생체실험의 절차에 관한 세부사항이 발표될 것이며 그때까지 자원자 수가 수백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1789년 에드워드 제너 박사가 생체실험을 통해 천연두 백신을 개발했듯이 이들 의료인의 숭고한 인류애와 희생정신으로 에이즈를 정복할 날이 성큼 다가올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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