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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업자 협박과 부패없는 곳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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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업자 협박과 부패없는 곳으로 간다”

입력
1997.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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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소년가장 충격의 유서【대구=전준호 기자】 동생과 단둘이 살다 18일밤 투신자살한 소년가장 김진윤(15·Y중3·본보 20일자 31면 보도)군이 「사채업자들의 협박때문에 자살한다」고 밝힌 유서가 22일 발견돼 경찰이 해당 사채업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김군은 이날 자신이 살던 대구 달서구 상인동 비둘기아파트 106동 1412호에서 발견된 유서에서 『사채업자들이 오늘도 집에 전화해서 「X새끼」 「XX새끼」 등의 욕을 하며 학교 계속 다니고 싶으면 똑바로 하라고 협박했다』고 두려움을 토로했다. 김군은 이어 『부모님이 진 빚의 원금을 3년뒤에 갚는다해도 이자는 원금의 몇배가 되니 도망쳐도 사채업자들에게 잡힐 것이다』라며 『그래서 지금 아주 멀리 도망가려는 것이다』고 자살동기를 밝혔다.

김군은 또 『내가 죽어 영혼이 되면 동생(12·D중 1년)을 괴롭히는 사람은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매일 삐삐쳤던 그 사람은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라며 죽는 순간까지도 혼자남아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릴 동생을 걱정했다.

김군은 『국가가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공무원은 날로 부패해가고 범죄자들은 과거보다 늘어나고 수법도 무서워져간다』며 『내가 가는 곳은 범죄나 폭력이 없는 곳이겠지』라며 자신들을 보호해주지 못한 사회에 대해서도 원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군 형제는 지난달 11월 어머니(38)와 의붓아버지가 빚을 지고 잠적한뒤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생활보호대상자 지원금 등으로 근근이 지내면서 사채업자들의 극심한 빚독촉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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