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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득 ‘날아다니는 목련존자’(엄마가 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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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득 ‘날아다니는 목련존자’(엄마가 권하는 책)

입력
1997.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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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일부 동화로 엮어/효·화합 중요성 등 예지가 ‘번쩍’어린이들을 위한 불교동화로 팔만대장경중에서 온중경, 목련경, 지장경, 무량수경을 동화로 엮고 36비유경에서 36편의 우화를 곁들여 엮은 책이다.

성경의 내용은 어린이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불교의 가르침을 어린이들에게 쉽게 소개한 책은 흔치 않다. 신현득 선생은 여기에 뜻을 두고 이미 「어린이팔만대장경」(현암사)을 세권이나 펴냈다.

이 책은 부처님이 제자들과 길을 가다고 유골을 보고 절을 하시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자들이 그 연유를 묻자 여기에 내 전생의 부모 뼈가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이 뼈중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뼈를 구분해 보라고 하신다. 제자들이 모르겠다고 하자 부처님은 남자는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에 뼈가 희고 무거운데 여자들은 아이를 낳을 때마다 피를 흘리고 아기 하나를 키우려면 여덟섬 네말의 젖을 물리느라 뼈에서 진기가 다 빠져 나가 가볍고 검다고 설명을 하신다.

아이들에게 효에 대해 떠들지만 사실 효의 참뜻은 자신이 부모가 되어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아닌지. 효를 실천하는 것도 어린 자녀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제는 부모가 곁에 없어도 얼마든지 살아 갈 것같고 때로는 부모가 부담스럽기까지 한 우리들의 문제인 것같다.

나는 이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메어지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는 부모은중경을 그저 착하게 살라는 설교쯤으로 알아듣는 것같았다. 대신 우리 아이는 뒷부분의 36비유경의 우화를 좋아했다. 한가지만 소개하면 뱀의 머리와 꼬리가 서로 다투게 된다. 머리는 꼬리에게 『나는 눈도 있고 귀도 있어서 보고 듣고 하는데 꼬리 너는 하는 일이 없지 않느냐, 나는 매일 너를 끌고 다니느라 힘들어 죽겠다. 그러니 내가 제일이야』라며 잘난 척을 한다. 그러자 꼬리가 『그것은 내가 너를 잘 도와주었기 때문이야. 내가 너를 가지 못하게 하면 너는 꼼짝도 못하지 않느냐. 나는 여태까지 거만한 너를 따라다니느라 피곤해 죽겠다』고 한다. 이렇게 싸우다 화가 난 꼬리가 나무 그루터기를 감고 몸을 놔주지 않자 지친 머리가 항복을 하게 되어 꼬리가 앞장을 서게 된다. 그러나 눈이 없는 꼬리는 갈팡질팡하다가 불구덩이에 빠져 결국 둘다 죽게 된다는 이야기다. 부처님은 이 비유를 통해 각기 맡은 역할이 있음과 화합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뻔한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아니고 어른이 읽어도 허를 찌르는 예지가 번쩍여 백 마디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귀한 가르침을 줄 수 있다.<이은애 소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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