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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간 ‘벼랑승부’/제28기 유공배명인전 24일 최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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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간 ‘벼랑승부’/제28기 유공배명인전 24일 최종국

입력
1997.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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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7연패냐 조훈현 대역전이냐/2승2패 호각제28기 유공배명인전 우승의 향방을 놓고 바둑팬의 관심이 한껏 달아올랐다. 도전자 조훈현 9단이 펼친 필사의 대반격에 이창호 명인이 비틀거리면서 승부는 2대 2,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도전기 5국 중 첫 두 판은 이창호 명인, 나중 두 판은 조훈현 9단이 각각 승리해 막판까지 승부를 점치기 어렵게 됐다. 타이틀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제5국은 24일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이 한판의 대국은 우승자를 가리는데 그치지 않고 두 기사의 역학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명인은 제5국서 승리할 경우 유공배명인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또 6월 이후 멈출줄 모르는 상승세가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을 것이란 평이다. 이 명인은 6월 왕위전 도전 7번기에서 조 9단을 4대 0으로 완파하는 등 주요 기전의 결승대국에서 자주 완봉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조 9단이 승리할 경우 4년 만에 유공배명인전에 출전, 제자이자 숙적인 이창호에 멋진 대역전승으로 타이틀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룩하게 된다. 나아가 이 9단이 확연한 우위를 보여온 「사제대결」의 판세를 뒤집는 결정적 기회를 잡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두 기사의 역대전적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 9단이 밀리는 양상. 88년 최고위전에서 첫 대결을 벌여 승리한 조 9단은 90년부터 타이틀을 하나 둘 내주기 시작했다. 91년에 12승18패로 뒤처지더니 93년 9승18패, 94년 7승21패, 95년 10승23패로 밀렸다.

그러나 최근 조 9단의 분전으로 두 기사의 전적은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사제간의 올해 첫 타이틀전은 최고위전. 조 9단은 3월 이 기전 도전 5번기에서 2연승 후 3연패, 지난해말 국수전에서 맛봤던 쓰라림을 또 다시 감내해야 했다. 조 9단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4월 중순 열린 KBS바둑왕전에서 이 9단을 깨고 우승한 조 9단은 5월초 배달왕기전 도전5번기에서도 이 9단을 3대 2로 제압하며 타이틀을 빼앗았다. 조 9단이 5번기에서 제자에 3대 2로 이긴 경우는 근래 보기 드문 일이었다.

이어 벌어진 BC카드배 도전기는 이 9단의 승리. 그는 이 기전에서 조 9단을 3대 1로 가볍게 제압하며 반격에 나섰다. 조 9단은 올들어 이 9단에 유공배명인전 도전 5번기 제1, 2국에서 2연패한 뒤 제3, 4국에서 2연승할 때까지 10승17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 바둑전문가는 『사제간 기세싸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결승대국 결과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며 『피차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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