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2개월 앞둔 고교 3학년 수험생들이 위성과외 방송이후 혼란을 겪고 있다.위성과외가 중상위권 학생 수준에 맞춰져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수준이 낮아 외면당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상당수의 지방고교들은 일률적으로 위성과외방송을 시청토록 해 학생들이 아까운 시간만 빼앗긴다고 불평하고 있으며 시청 여부를 자율에 맡긴 서울 등 대도시 고교에서는 시청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일선 고교에 따르면 경기 P고는 하오 5시30분부터 10시까지 3학년 학생 전체 4백10명에게 「파이널 위성수능강좌」를 시청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이 수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3분의 2가량이 방송시간에 다른 과목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며 공부하고 있었다. 이 학교 모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은 문제가 쉬워서, 하위권 학생들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위성방송 시청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S고는 방송시청은 자율에 맡겼지만 수업시간에 위성과외방송 교재를 사용하고 보충수업시간에 교육방송(EBS)을 들려줘 학생들은 내용중복에 따른 이중부담을 안고있다.
충남 N고 관계자는 방과후 위성과외방송을 일괄 시청하는 3학년 1백8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다」는 학생들은 3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방의 이같은 사정과는 달리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많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위성과외방송을 외면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등 당초 취지가 퇴색하는 느낌이다. 서울 K고 3학년의 경우 지난달 25일 첫 방송 직후 30여명이 학교에서 방송을 시청했으나 지금은 3, 4명밖에 안되고 1, 2학년은 시청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 학교에서는 위성과외방송을 시청하는 학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당초 목표인 과외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41) 평가실장은 『고교 3학년 대상의 위성과외방송은 이미 늦었다』며 『과외를 잠재우기 위한 방송이라면 대부분 학생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강좌 수준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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