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관없이 내각제 내길 갈 것”/목적공유 확인될 때까지는 야단일화협상 시한 무의미/국민 편안케 할 사람 누구인지 알아줬으면□대담: 이병규 정치부 차장
―대선이 5자 구도가 되면서 혼미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자구도 아래서의 대선전략은 무엇입니까.
『특별한 전략이라고 할 게 있겠습니까. 허용된 시간과 범위내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진지하게 털어놓고 국민들의 선택과 심판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야권후보단일화와 보수대연합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까.
『내각제에 관한 한 우리가 가장 명백합니다. 대통령제는 이제 한계에 달했습니다. 참다운 의회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내각제를 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금년엔 안될 것 같기 때문에 15대 국회 임기내에 하자는 것입니다. 다른당에서 내각제에 접근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내놓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신뢰할 정도의 구체적인 안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습니다』
―김총재가 지향하는 내각제의 형태는 어떤 것입니까.
『아직도 흑백논리가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처럼 권력을 양분, 대통령과 내각을 분리해두면 혼선이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은 당의 당수가 책임정치를 하고 대통령은 상징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순수내각제가 바람직 하다고 봅니다』
―다자구도 아래서는 후보간 연대와 합종연횡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에대한 복안이 있습니까.
『그런 생각은 해본적이 없습니다. 가정을 놓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국민회의와는 현재 목적을 공유하기 위해 공조하고 있습니다. 합종연횡 같은데 별 관심 없습니다. 여러후보가 나왔다고 해서 신경쓰지 않습니다. 내갈길을 가면 된다고 봅니다』
―9월말까지로 시한이 잡힌 후보단일화협상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9월말은 어디까지나 1차적인 시한입니다. 그때까지 타결이 안됐다고 해서 그냥 끝낼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미진하면 더 연기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종 시한은 있을것 아닙니까.
『목적을 공유하는 것이 확인될 때 까지 해보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선거 전날까지도 협상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런 판국에 최종시한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권력분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습니까.
『여당에서 얘기하는 권력분산론이나 책임총리제 등은 땜질식 방편에 불과 합니다. 권력이란 속성상 나눠줄 수 없는 것입니다. 내각제로 바꾸는 것만이 정도입니다』
―공동정권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있겠습니까.
『내각제의 장점은 서로 연립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국민에게 약속했으면 지켜야 합니다. 문제는 약속을 어길 경우 추궁할 도리가 없다는 것인데 이게 바로 대통령제의 맹점입니다. 공동정권을 위한 완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과정은 물론 합의내용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이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어 약속이행을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연내내각제 개헌을 위해서는 올 대선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내뜻이 조금 잘못 전달됐습니다. 내각제로 바꾸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선두에 서서 국민투표로 가부를 물은뒤 개헌을 하면 된다는 절차와 방법을 상기시켜 준 것입니다. 시간이 없다고들 하는데 헌법상 내년 1월 중순까지 시간이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신한국당 모 인사가 자택으로 찾아와 내각제 의사를 타진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나는 여측으로부터 어떤 얘기를 들었다고만 말했습니다. 누가 언제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말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측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것은 분명합니다. 그럴 바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내각제개헌을 고려할 가능성이 아직도 있다고 보십니까.
『모르겠습니다』(말하지 않겠다는 의미)
―여권과의 연대가능성은 아직도 유효합니까.
『세상에는 어떤 가능성도 있는 법입니다. 「있다」 「없다」로 구분해서 얘기할 사안이 아닙니다』
―신한국당 경선탈락자와의 연대할 가능성은 있는지요.
『어떤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가능성을 타진하기위한 접촉은 없습니다. 그런 것을 타진하기 위해 누구를 보낸 일도 없습니다』
―당내에 야권후보단일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있잖습니까.
『있죠. 다만 일단 당론이 결정되면 조직인으로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합니다. 지난번 소속의원 세미나에서도 「총재가 최종결단을 내리는대로 따르겠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두서너명 있지만 신경 쓰지 안습니다』
―박준규 최고고문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접촉하고 박철언 부총재도 독자행보를 할 것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방금 말했듯이 당의를 거스르는 두서너 사람이 있는데 그들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말만 하겠습니다』
―박태준 의원과의 연대움직임은 있습니까.
『박의원이 시국을 좀더 정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더이상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의원이 내각제를 선호한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구상을 구현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옆에서 어떻게 하라고 해서 듣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야권후보단일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민회의측이) 분명하고 명백하게 목표와 가치관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협상대표들이 협상중 이지만 여전히 미흡합니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사람 대구 부산 광주등지에서 박 전대통령에 대해 하는 말이 각각 다릅디다.그렇다면 박정희신드롬과는 관계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못씁니다. 가는 곳마다 말을 바꾸는 것은 도덕성과 신뢰성이 없다는 증거 입니다』
―대선이 끝나면 정계개편이 있을 것으로 봅니까.
『우리나라는 대통령만 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릅니다. 변질된 한국식 대통령제 아래서는 대통령이 못할 일이 없어요. 그래서 내각제를 하자는 겁니다』
―대선전에라도 정계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는지요.
『그런 것은 모르겠습니다. 쉽지는 않을 겁니다』
―여론조사 지지도가 계속 낮게 나오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합니까.
『내가 모자라니까 그렇게 나오겠지요. 그러나 나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갈 겁니다. 내 앞길은 내가 책임지고 결정할 것입니다.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특별한 조치가 있겠습니까. 국민들이 잘 비교평가해서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나같은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김대중 총재와 회동 계획이 있습니까.
『아직은 협상대표들이 얘기중입니다. 어느정도 선택을 해야 할 단계가 됐든지, 중대한 결정을 내려할 시점이 되면 만나겠지만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닙니다』<정리=홍윤오 기자>정리=홍윤오>
◎김종필 후보와 함께 뛰는 사람들/의정·국정경험 풍부 구여권출신 다수 포진/10여개 외곽조직·3공출신 인사들도 일조
김종필 자민련총재 주변에는 「제3당」소속으로만 있기에는 「아까운」 사람들이 많다. 현역의원들 상당수가 과거 의정·국정경험이 많은데다 실무자들도 대부분 구여권 출신들이어서 정치생리를 잘 아는 편이다.
가장 중요한 당살림과 조직은 강창희 사무총장이 맡고 있다. 이양희 사무부총장과 정원조 정세분석실장, 안태전 기조실장 등이 강총장을 뒷받침한다. 이정무 원내총무와 구천서 수석부총무 및 이의익 부총무 등은 국회대책을 맡고 추재엽 의원국장이 손발이 돼 뛰고있다.
대선공약과 정책개발은 허남훈 정책위의장과 경제관료출신인 정우택 의원, 조일현 지방정책공약단장, 송업교 정책연구실장, 조성돈 정책국장을 주축으로한 26명의 정책공약본부에서 맡고있다. 특히 송실장은 오래전부터 김총재의 연설문 작성을 전담해오고 있다.
안택수 대변인을 비롯, 이규양 김창영 심양섭 부대변인은 자민련의 「입」역할을 한다. 특히 이태섭 부총재를 본부장으로 하는 미디어전략본부에는 SBS편성이사를 지낸 오효진씨와 방송인출신의 변웅전 의원, 김광식 대변인행정실장, 박경훈 홍보국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또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협상은 김용환 부총재가 주도하고 있으며 정상천 부총재 등 6명의 협상대표들과 이태용 행정국장이 이를 지원한다.
정석모 한영수 박철언 부총재 등은 당간부들로서 당의 진로 등과 관련한 주요 결정에 제 목소리를 낸다. 배명국 부총재와 이긍규 김종학 의원, 조부영 정치발전위원장, 김정남 전당대회의장 등은 정세분석을 맡고 있다.
김총재 개인참모중에는 조용직 정책위수석부의장과 성우 고은정씨를 비롯해 김상윤 이수영 이용준 허경발 특보 등의 활동이 눈에 띈다. 비서실은 이동복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최인관 차장이 총재를 그림자처럼 수행한다. 이와함께 김광연 김정호 최경헌 보좌역이 김총재를 보좌한다.
이밖에도 「민족중흥동지회」 「5·16민족상」 「충청향우회」 등 10여개의 외곽조직과 3공출신의 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음으로 양으로 김총재를 돕고 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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