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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혈세가 샌다/10년간 추징·회수액 1조6천2백8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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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혈세가 샌다/10년간 추징·회수액 1조6천2백80억원

입력
1997.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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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제대로 안거두고 예산 부풀리기 편성국민의 혈세, 예산이 터무니없이 새고 있다.

20일 감사원에 따르면 87년 이후 10년간 정부 각 기관에 요구한 추징·회수보전 금액은 1조6천2백80억원. 예산을 함부로 낭비했거나 거둘 세금을 제대로 거두지 않아 지하철 1개 노선 건설비용을 훨씬 넘는 돈이 새 나갔다. 더구나 추징·회수보전금액은 해마다 늘어나 95년 2천2백91억원이던 것이 96년에는 4천2백69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0년전인 87년(4백67억원)의 10배 정도로 늘어났다. 그동안 예산이 4배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예산관리가 나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방만해진 증거다.

각 부처는 『무조건 따내고 보자』는 속셈으로 타당성도 없는 신규사업을 무더기로 올려 턱없이 많은 예산을 요구하고 불필요한 사업예산도 버젓이 확보, 무단 전용하기도 한다. 연도말 「남은 예산 몰아쓰기」와 구매계약시 업자와의 유착 등 집행단계의 낭비 관행도 여전하다. 경부고속철도 등 6개 분야 30개 대형국책사업은 사업 타당성 분석이나 기술 검증 절차도 없이 졸속으로 계획되고 잦은 설계변경과 부실공사까지 겹쳐 사업비가 당초보다 32조원이나 늘어났다.

선심성 사업예산으로 인한 예산구조 왜곡도 심각하다. 올해 예산 당정협의 과정에서 증액된 1조2천억원은 지난해 당정조정액(7천5백억원)보다 60%나 증가한 액수다. 증액된 분야도 농민표를 의식한 농어촌구조개선사업, 관변단체 지원금, 지역건설 사업 등이 대부분이어서 「대선용 사업예산」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산업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예산은 뒷전일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무조건 많이 따내 맘껏 쓰는 데 혈안이고 국회는 선거용 예산편성에만 급급하다 보니 『예산을 내 돈처럼 아껴야 한다』는 노력은 찾아 볼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 혈세는 휴지조각처럼 쓰레기통 속에 버려지고 있다.<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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