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표회담 전격제의 정국주도권 부각/건강·납세자료 공개로 상대약점 파고들기이회창 신한국당대표가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공세카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치개혁입법 타결을 위한 여야 3당 대표회담을 제안했고, 대선후보로서 자신의 건강지수와 납세자료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3당 대표회담을 전격 제안한 배경에는 우선 자신의 정치개혁 의지를 거듭 부각하는 동시에 선거전의 이슈를 선점,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나가는 집권당대표의 위상을 여론에 각인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지정기탁금 개정문제 등 핵심 쟁점현안의 경우 결국은 여야수뇌부의 결단과 타협에 의해서만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함께 대표회담에서 이인제 전 경기지사를 배제함으로써 선거전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자신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맞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건강지수 공개는 다분히 여론조사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대중 총재를 겨냥한 카드로 해석된다. 이대표측은 건강은 대통령의 기본 자질인 만큼 이대표의 자진 공개는 국민에 대한 당연한 도리이며, 따라서 다른 후보들도 이를 거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 김총재의 고령이 부각돼 이대표가 확실한 차별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이대표측은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나름의 명분을 앞세워 저질공방 시비를 피하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략인 셈이다.
납세자료 공개도 마찬가지다. 구시대적 정치구조속에서 수십년간 직업정치인으로 활동해 온 김총재의 재산형성 과정이나 납세현황 등에는 어디엔가 「하자」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대표측이 노리는 점이다. 아울러 야권이 제기해온 이대표의 변호사 수임료 탈세의혹도 명백하게 해명하겠다는 생각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우리 선거사상 미증유의 대선후보 건강지수 및 납세자료 공개가 향후 여론과 대선판세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주목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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