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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화전 불 확산에 공장·차 매연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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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화전 불 확산에 공장·차 매연 겹쳐

입력
1997.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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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살인적 연무 ‘숨 헉헉’/인도네시아­하루 1만명 병원찾아/말레이시아­수도시민 대피 검토/싱가포르­옥외활동 자제 권고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가 연무로 인해 사상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연무는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 수마트라 자바 셀레베스섬 주민들이 수주전 화전을 일구기 위해 광대한 숲에 방화함으로써 발생됐다. 주민들은 경작지를 마련하기 위해 매년 봄 건기때 휴한지나 밀림지역에 방화하는데 올해는 매년 9월이면 내리는 비마저 없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졌다. 불에 탄 8만㏊에서 생긴 검은 연기는 바람을 타고 현재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인접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리아우주에서는 19일 하루동안 1만여명이 호흡기와 안질환으로 병원을 찾아야 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환경장관들은 회담장소를 북부 술라웨시에서 자카르타로 옮겨야 했다. 연무대책을 논의한 이 회담에서는 연무 발생 원인을 산림화재외에도 공장 연기, 분진, 차량 매연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정부는 대기 오염도가 유엔이 정한 위험수위인 300을 훨씬 초과한 625를 기록하자 보르네오섬의 사라와크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군기를 이용한 구름씨 뿌리기로 인공 강우를 시도, 공기를 정화하는 방안과 200만명의 콸라룸푸르 시민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도 도로 안전캠페인에 마스크를 쓰고 나와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무때문에 썼다』며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사라와크주는 최악의 대기오염상태를 보이고 있는 주도 쿠칭의 공항과 주내 모든 학교 공항 상점 공장 및 농장 등에 대해 폐쇄 조치했다. 말라카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연무로 인한 시계불량으로 속도를 줄여 항해하고 있으며 어업활동도 중단됐다.

싱가포르정부도 18일 밤 연무로 인해 오염도 225를 기록하자 주민에게 옥외 활동을 삼가도록 권고하고 나섰으며 20일에는 오염도가 높아지면 사이렌을 울리거나 긴급 라디오 방송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사국인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은 인접국들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말이외에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상관계자들은 이번 연무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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