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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급생리휴가를 없앤다?/서화숙 여성생활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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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급생리휴가를 없앤다?/서화숙 여성생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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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기운이 없자 아내가 병원에 함께 갔다. 의사가 진단을 끝내더니 아내만 따로 진료실로 불렀다. 『앞으로 남편한테 이렇게 해주십시요. 안그러면 바깥 양반은 돌아가십니다』첫째 아침마다 몸에 좋은 식사를 준비해주라. 둘째 늘 즐거운 마음으로 남편이 기분이 좋은지 잘 챙겨라. 셋째 점심으로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대접하라. 넷째 저녁식사는 아주 근사한 음식을 차려주어야 한다. 다섯째 집안일로 남편을 성가시게 하지 말라. 남편은 힘든 하루를 보냈으니. 여섯째 아내의 고민을 남편과 의논하지 말라. 일곱째,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남편과 일주일에 몇번은 잠자리를 같이하고 그때마다 남편을 만족스럽게 해줘라.

집으로 오는 길에 남편은 의사가 뭐라 그러더냐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 왈 『당신은 죽을거래요』 인터넷의 남녀 토론방에 실린 미국 주부의 농담이다.

명절이 끝나면 여자들의 화제는 「얼마나 고생했냐」가 우선이다. 찐 송편까지 살 수 있는 요즘 명절치레가 힘들다면 엄살일 것이다. 일이 고되다기보다는 여성들은 좋으나 싫으나 가사일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으되 남자들에게는 가사일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차별이 바로 명절증후군의 본질이다.

게다가 직장여성들이 일터로 돌아와보니 재정경제원이 유급생리휴가를 없애는 방식으로 여성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이 안에 따르면 유급 생리휴가를 폐지하는 대신 임신중 건강검진휴가를 주겠다고 한다. 생리휴가가 수당화하여 여성에 대한 임금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경영자 단체들이 계속 주장해온 내용과 똑같다. 그러나 이 주장은 노동현장에서 생리수당이란 제조업종 분야에서 크게 벌어지는 남녀 임금격차를 상쇄하는 효과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여성경제활동을 장려하자고 정부가 나선 것은 여성인력의 활용없이 우리나라가 도약을 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여자가 예뻐서 내놓은 안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경영자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의사가 되어서는 한국경제를 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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