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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가수요 팽배/1불 910원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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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가수요 팽배/1불 910원대 돌파

입력
199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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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은행 결산·기아처리가 정상화 고비원화환율이 19일 사상처음으로 910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대규모 외화차입성공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선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도하락에 어느정도 제동이 걸렸지만 국내외환시장에선 투기적 가수요가 좀처럼 제거되지 않았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날 환율상승은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4개월10일만에 최고치(달러당 122.38엔)를 기록하는 초강세를 보인데다 ▲추석연휴기간중 미뤄졌던 결제수요가 집중된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향후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상승기대심리속에 투기적 가수요가 불붙었기 때문이다.

사실 산업은행의 15억달러 글로벌본드발행, 영국 SBC워버그은행의 10억∼15억달러 단기자금지원결정 등 대규모 해외차입성공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갈증은 어느 정도 해소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책은행의 10년물 고정금리채권 가산금리는 8월말 1.34%포인트에 달했으나 현재 1.05%포인트로 0.3%포인트가량 낮아지는 등 한국물의 가격회복세도 엿보인다. 하루짜리 외화콜자금(오버나잇)을 영업시간내에 막지 못해 밤 10시까지 급전을 구하러다니는 상황도 거의 없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와는 달리 국내외환시장은 불안심리와 투기적 가수요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해외차입성공으로 금융기관들의 「실수요」가 어느정도 충족됐는데도 환율이 계속 오르는 것은 외환시장에 확실히 투기적 「가수요」가 팽배해있다는 증거다.

기업들은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풀어 놓지않고 외화예금에 「사재기」를 하고 있으며 최근엔 기업이 금융기관에 하루짜리 달러자금을 빌려주면서 환차익을 얻는 「외환스왑」이란 신종거래까지 등장했다. 한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달러당 910원선에서 환율을 암묵적으로 관리해왔지만 무리한 저지의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외환시장을 교란시키는 투기적 가수요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계 은행들의 결산자금회수와 기아그룹처리는 현 환율불안심리의 진원지이자 향후 외환시장 정상화의 두 고비다. 따라서 두 문제가 판가름날 9월말까지는 시장불안심리는 계속될 것이며 환율도 오름세(업계는 915원까지 예상)가 이어질 전망이다. 외환당국은 『10월이후 환율은 하락가능성이 높다』고 말하지만 만약 기아처리가 원만하게 모색되지 않는다면 환율불안은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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