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사린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42)는 현재 사린사건을 포함한 17건의 사건과 관련돼 재판을 받고 있다. 19일은 그의 50번째 공판이 열린 날인데 이를 지켜보는 일본 국민들은 답답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이들의 비난은 재판이 한없이 더디다는데 집중되고 있다. 재판이 시작된지 1년6개월이 지났지만 현재 17개 사건중 겨우 2개 사건에 관한 심리만이 진행중이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10년은 커녕 20년이 지나도 재판을 끝내기가 힘들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장기 재판」은 아사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정경유착 사건인 「록히드사건」은 93년에야 최종 마무리됐고 「리쿠르트사건(88년)」도 아직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러한 마라톤재판은 일본만의 오래된 재판 관행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어떤 재판이고 14개월 이내에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각급 심리마다 6개월 4개월 4개월씩의 구속기간이 각각 정해져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재판중 구속기간의 제한이 없어 그야말로 피고인이 죽을 때까지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증거를 재판전 판사에게 제출하지만 일본은 1심 재판이 시작된후 부분적으로 제시하게 돼 있다. 또한 제출된 증거에 대해 피고측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판사가 재량껏 판단할 수 있지만 일본은 「부동의」한 증거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검증해야 한다. 아사하라의 변호인들은 이번 재판에서 사린사건의 증거로 제시된 피해자 3,800여명에 대해 「부동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판부는 이들을 모두 법정에 불러 들여야할 판이다.
이같은 일본식 재판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많다. 또한 오랜 재판끝에 피고가 무죄 판결을 받았을 경우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남기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재판은 사건의 진실을 명확히 규명한다는 면에서 평가를 받는다. 이점은 우리의 사법부가 거울로 삼아야할 부분이다.<도쿄>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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